프랑스 작가들 눈에 비친 대구의 풍경
프랑스 작가들 눈에 비친 대구의 풍경
  • 황인옥
  • 승인 2019.12.0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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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현미협, 레지던시 교류전
스페이스 129·갤러리 오늘서
자연·자유 등 소재 작업 성과물 전시
작가 4인 각각의 독창적 화풍 돋보여
프랑스 작가들
프랑스 작가들.

antonin grace
안토닌 그레이스 작.

patricia fayat
페트리샤 파야 작.

낯선 이방인인 프랑스 작가들이 대구지하철 3호선을 타고 내려다 본 대구의 풍경은 경이로움이었다.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은 마천루와 단층 가옥 그리고 전통 한옥이 머리를 맞댄 극한의 대비는 이루는 풍경은 프랑스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조합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음과 양의 이 극적대비가 이방인의 눈에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 낯선 풍경을 그린 작품을 포함한 프랑스 작가 4인방의 전시인 ‘끌레르 몽페랑-대구(CLEMONT FERRAND-DAEGU)전이 스페이스 129에서 최근 개막했다.

이번 프랑스 작가들의 대구 레시던지 프로그램 참여는 대구현대미술가협회(이하 대구현미협)와 프랑스 끌레드 몽페랑 예술문화협회가 공동으로 진행한다. 프랑스 작가들의 대구 방문 이전에 이미 현미협 작가들이 프랑스에서 레지던시에 참여했다. 올해 10월에 대구 현미협 작가들이 먼저 프랑스의 중부도시인 끌레르 몽페랑 레시던시 프로그램과 전시에 참여하고 왔고, 내년 4월에 현미협 작가들이 끌레르 몽페랑 거리에서 대대적인 전시를 가질 계획이다. 대구현미협은 2018년과 2019년에 벨기에 유러피언 네트워크 문화센터연합(ENCC)과 레지던시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꾸준하게 유럽 진출 교두보 마련에 노력해왔다.

이번에 대구 레지던시에 참여하는 프랑스 작가는 수니아(Sounya), 안토닌 그레이스(Antonin Grace), 모리스 팔레스(Maurice Falise), 페트리샤 파야(Patricia Fayat) 등 4명이다. 이들 4인방은 지난달 18일에 대구에 와 대구 수성구 황금동에 위치한 갤러리 섬(대표 김홍기)이 제공한 작업실에서 작업해왔다. 이들의 작업 성과물을 보여주는 전시가 대구 봉산문화거리에 위치한 스페이스 129와 갤러리 오늘에서 12일까지 열리게 된다.

참여 작가인 페트리샤 파야는 자연에서 받은 영감을 표현한다. 나무, 풀, 새집, 나무뿌리 등의 자연 중에서도 소소한 자연을 소재로 한다. 그러나 가시적인 대상에 국한되지 않고, 나무와 풀 사이를 지나는 공기의 호흡까지 오롯이 포착해낸다. 이를 통해 작가는 자연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인간이 파괴한 환경을 되돌리기 위한 해결책으로 인간중심보다 동물이나 나무 등의 자연을 중심에 두는 사상이다.

모리스 팔리스는 30년간 함께 살고 있는 여자 친구의 몸이나 두 명 이상의 몸이 겹쳐진 형상을 그린다. 언뜻 보면 성적(性的)인 암시처럼 보이지만 사실 형상 자체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작가는 그림을 그리기보다 쓰는 행위에 가깝게 작업한다. 흡사 하나의 글씨나 시, 또는 음악의 음표처럼 선을 긋고 또 긋는다. 작가의 의식의 흐름을 포착해 섬세하고 예민한 터치로 드러내는 것. 그의 그림이 일종의 작가의 바이오리듬이며, 그래서 시각보다 정서적으로 접근해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작가 안토닌 그레이스는 구상과 비구상을 넘나든다. 작업초기에는 캔버스를 튀어나오게 당겨 드러나는 반입체를 흰색 시리즈로 표현했다. 이번 전시에 출품한 평면 작업은 올해부터 시도했다. 야수파나 인상파, 표현주의 등 다양한 화풍을 넘나든다. 주로 작가가 경험했던 소소한 풍경들이 소재가 된다. 작가의 가슴을 떨게 했던 장면들이 노스텔지어처럼 남겨진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대구에서 들렸던 식당 할머니나 사찰에서 만난 스님의 모습을 그린 작품들도 함께 소개된다. 끌레드 몽페랑 예술문화협회 회장이기도 한 수니아에게 가장 중요한 대상은 작가 자신이다. 관람객 이전에 자신의 행복을 최우선에 둔다. 그녀가 행복을 느끼는 지점은 ‘자유’가 주어질 때다. 작가는 철저하게 자유를 추구한다. 스스로 자유로워야 행복감에 젖고, 행복이 배어있는 그림이 세상에 나가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구조를 선호한다. 그녀에게 그림은 자유를 찾아가는 중요한 매개인 것. 이 때문에 추상이나 구상 등의 형식이나 주제에 구애를 두지 않는다. 그 어떤 것에 머무름 없이 철저하게 자유를 지향한다. 하지만 표현법은 가벼운 유모로 점철된다.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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