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들이여, 세계를 움직인 15세 소녀를 보라
대구시민들이여, 세계를 움직인 15세 소녀를 보라
  • 이대영
  • 승인 2019.12.1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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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영의 신대구 택리지 - (48) 대구에도 글로벌 시민정신이 있다면?
스웨덴 출생 그레타 툰베리
1년간 기후변화 대응 시위
“시위 대신 공부를 하라지만
아무도 미래 위해 행동 않아
수수방관하는 지식 필요없어”
2018 유엔기후변화 총회서
세계지도자들에 당돌한 메시지
지구촌 125개국으로 번져
2019 노벨평화상 후보 올라
신택리지-휴전선
우리의 안보를 남에게 맡기면 우리의 영토는 줄어든다. 휴전선을 보며 대구의 시민정신을 생각해보자. 그림 이대영

외국인이나 외지 사람들이 대구에서 보고 듣는 대구시민정신이 대구언론이 주장하는 2·28민주정신이고, 국채보상운동의 경제주권정신일까? 아니다.

가장 먼저 언론을 통해서 들었던 공직자청렴지수나 고담도시 대구에 대한 스토리들이다. 다음으로 대구에 도착하니 두 눈에 보이는 건 1981년 전두환 정부에서 시작했던 사회정화운동의 ‘바르게 삽시다’ 슬로건 돌(口號石). 이돌은 대구 관문 팔달교(八達橋) 입구에서부터 아직도 대구시민정신을 대신하고 있다. 또한 1988년 올림픽경기를 위해 대구JSA에서 시작했던, 여전히 두류공원 입구를 지키는 돌이 ‘남의 말 좋게 합시다.’ 이 캠페인이 대구정신을 대변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30년이 지난 레코드를 다시 틀어 과거로 시간여행을 시키고 있다. 이런 대구정신이 언론에서 들었던 대구시민정신에다가 겹쳐진다.

서울 강동구 의회 홈페이지에선 시민정신(citizenship)을 ‘자발성과 참여성을 근본으로 사회발전 및 유지를 위한 책임의식’이라고 정의한다. 지역사회에선 ‘사회의 문제점을 적극적인 인식과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해결하려는 주인의식, 책임의식과 연결한다’고 개념정의를 하고 있다. 2010년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라는 저서로 유명한 하버드대학교 마이클 샌델(Michael J. Sandel) 교수는 “내 철학은 민주적 시민정신이다(My philosophy’s democratic citizenship).”라고 4 단어로 요약했다.

2018년 12월 3일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15세 소녀(Greta Thunberg, 2003년생)가 당돌하게 행동하지 않고 회의만 하는 세계지도자들의 심장을 뒤집어놓았다.

“어떤 사람은 나더러 기후변화 시위에 나설 것이 아니라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기후 과학자가 되라고 말한다. 하지만 기후 위기의 해법은 이미 나와 있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모든 사실과 해법은 이미 우리 손에 주어져 있다. 어떤 사람은 나더러 지금은 미래를 위해서 공부를 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미래라니? 아무도 미래를 구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사라져버릴지도 모를 미래를 위해서?”

기후온난화는 ‘지구촌이란 집에 불이 났다(Global house is on fire).’ 그런데도 지식인들은 침묵하고, 정치인들은 뭉그적거리기만 하는 꼴불견을 보고 15세 소녀(Greta Thunberg, 2003년생)가 기존세대에 저항하는 의미로 i) 수수방관하는 지식은 필요 없다고 ‘기후를 위한 등교거부(Skolstrejk for Klimatet)’라는 1인 시위를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1년간 했다. ii) 2018년 12월 3일에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4)에 참석해 거침없는 당돌함으로 “당신들은 자녀를 가장 사랑한다 말하지만,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모습으로 자녀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다.”고 기후지도자들의 가슴을 향해 작은 주먹을 내질렀다. iii) 2019년 2월 15일 기점으로 ‘기후를 위한 학교파업 시위(School strike for climate)’는 지구촌 125개국 2천여명의 학생들이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iv) 2019년 8월 14일 독일 부동산개발업체의 친환경 태양광 경주용 요트 ‘말리지아 2호’를 후원받아, 영국 플리머스를 출발했다. 4천800km의 대서양을 횡단해 8월 29일 뉴욕에 도착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과학에 귀를 기울이라고 그에게 말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어 9월 23일 뉴욕 국제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연설했다. v)‘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운동이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으나 국제도시라는 대구는 조용하다. 그녀는 오는 12월 칠레 산티아고(Santiago, Chile)에서 열리는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참석한다. 뿐만 아니라 vi) 2019년 노벨평화상에 최연소 후보로도 추천된 상태다.

16세 소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 2003년생)가 대구경제현상을 봤다면, “대구경제란 집이 불이 타고 있다. 지식인들이라고 자타공인(自他共認)하는 사람들은 불구경만 하거나, 늘 시민을 위해서 일한다던 정치인들은 웅성거리기만 한다.”고 할 것이다. 누가 한 사람이라도 양동이 물을 퍼서 퍼붓지 않고 서로들 삿대질을 하고 ‘남 탓 공방전’만 하고 있다. 대구 경제란 집(Deagu economy house)은 아마도 탈 수 있는 것이 다 타고나면 스르르 자취만 남기고 사그라질 것이다.

◇기울어진 운동장 TK목장, 기획과 전략의 불모지

최근 우리나라의 정치세계에서 속칭 ‘선거박사’ 혹은 ‘선거여왕’의 끝판은 낙선고배가 아니라, 참살이대학원(교도소)에서 새로운 삶을 배우는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선거란 ‘당락의 줄타기’ 혹은 ‘교도소 담장 타기’ 곡예에 비유되곤 한다.

옛날 어른들은 “빨리 흥하고자 한다면 선거에 출마하고, 빨리 망하려면 선거를 하라!”고 했다. 이땐 자기 혼자만 망하는 게 아니다. 작게는 온 집안이고, 크게는 온 동네(지역사회)가 불구대천지수가 된다. 과거 1960년대와 1970년대 속칭 ‘고무신과 막걸리’ 선거를 할 때는 더욱 심각했다. 2004년 ‘돈은 묶고 입은 풀다(束金解口).’취지로 공직선거법을 제정함으로써 오늘은 참으로 많이 깨끗해졌고 태양처럼 공명정대(公明正大)해졌다.

사실 법사회학(法社會學)에서는 ‘민주주의란 노처녀처럼 히스테리를 갖고 있다(Democracy is hysterical like an old virgin). 그래서 주기적으로 히스테리를 해소하고자 선거제도를 도입했다.’고 한다.

법철학적 의미에선 ‘선거제도란 일종의 합법적인 내란행위다(Election system is a legal rebellion)’라고 본다. 겉으로는 민주주의를 꽃피우는 선거라는 축제의 모양을 하고 있다. 그러나 후보자들은 ‘죽고 사는 칼 안 든 진검승부(眞劍勝負)’이고, 유권자들은 ‘최종승 원탁기사(the last round-table knight)’에게 후원하겠다고 도박을 건다.

보수텃밭이라는 대구경북은 서부활극 OK목장의 결투(Gunfight at OK Corral)와 유사한 TK목장의 결투를 해왔다.

최근 20년간 TK목장의 결투가 세간의 관심을 불러왔던 이유는 기울어진 운동장(unleveled field)이기 때문이다. 2018년 1월 3일자를 기준으로 TK목장의 기울어진 모습을 환산해 보면, 당시 지역정당지지도는 A당 47.1%, B당 24.4%였다. 이를 기초로 경사도(운동장 기울기)의 산출방정식={(A당지지율xB당지지율)/(A당지지율+B당지지율)}×180°에다가 정당지지율을 대입해 산출결과는 57.146°로 A당이 고지(高地)인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이렇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선 A당은 아무렇게나 똥 볼을 차거나 그냥 던져놓고 지켜만 봐도 저절로 골인이 된다. B당 선수는 경기는 고사하고 몸 중심조차 잡기 어렵다. 이를 무시하고 달리면 굴러 떨어지게 된다. 결과는 ‘깃발만 꽂아도 당선’ 혹은 ‘공천이 곧바로 당선’으로 연결되었다.

현시점에서 당시를 뒤돌아보면 ‘잔잔한 바다는 노련한 뱃사공을 한 사람도 길러낼 수 없다(Calm sea cannot cultivate a seasoned voyeur).’는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 치열하게 피 말리는 선거쟁탈전을 하지 않았기에 전략도 기획도 할 필요가 없었고, 공천 받고, 열손제배하고 술이나 마시고 당선이란 투표결과만 기다렸다. 어린 아이 주먹구구((rule of thumb)만으로도 당선은 기정사실이었다. 이런 정치적 환경에선 대구를 위한 어떤 기획도 전략도 필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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