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교황’ 특별하게 와닿는 두 남자의 인간미
‘두 교황’ 특별하게 와닿는 두 남자의 인간미
  • 배수경
  • 승인 2019.12.12 2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 두 교황 실화 바탕
보수·개혁 상반된 성향의 그들
서로를 인정해가는 대화에 집중
고해성사로 터놓는 과거의 실수
보통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아
고뇌의 무게 유쾌하게 풀어내며
딱딱한 종교 영화 이미지 탈피
20일 넷플릭스 사이트서 공개
두교황
 



2013년 당시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종신직으로 여겨지는 교황직을 자진 사퇴하며 교회는 물론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 11일 개봉한 영화 ‘두 교황’은 베네딕토 16세와 후임 프란치스코 교황 두 사람을 내세워 그 당시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영화는 2005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서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교황이 서거하고 나면 바티칸에서는 선거권을 가진 전 세계의 추기경들이 시스티나 성당에 모여 비밀회의인 콘클라베를 통해 후임 교황을 선출한다. 투표는 외부와의 접촉없이 진행되며 새 교황이 선출되면 성당의 굴뚝에 흰 연기가 피어오른다. 닫혀진 문 안에서 진행되는 투표 과정이나 개표 후 투표용지를 빨간색 실에 꿰는 장면 등 베일에 가려진 콘클라베의 교황선출과정은 흥미롭게 볼 만하다.

베네딕토 교황 선출 후 7년. 바티칸을 둘러싼 여러 추문이 드러나며 교회는 위기를 맞는다. 그즈음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베르고글리오(조나단 프라이스)는 추기경 직을 내려놓기를 원하지만 교황청의 답을 얻지 못하자 직접 로마로 향하기로 결심한다.


 
두교황-4
 



교황의 여름별장에서 마주한 교황과 추기경. 영화는 대부분의 시간을 퇴임을 결심한 베네딕토 교황과 호시탐탐 사직서를 승인받을 기회를 노리는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의 대화에 집중한다.

이쯤되면 지루하고 딱딱한 종교영화가 아닌가 생각하기 쉽다. 표면적으로는 종교 영화의 외관을 갖추고 있지만 ‘두 교황’은 역사적으로 알려진 사실에 상상력을 더해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바꿔 관객 앞에 풀어낸다. 덕분에 영화는 126분의 긴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고 무겁기보다는 유쾌하고 밝다.

안소니 홉킨스와 조나단 프라이스, 설명이 필요없는 두 배우가 스크린을 꽉 채우며 논쟁을 펼치는 과정은 꽤 볼만하다. 이는 안토니 맥카튼의 탄탄한 대본에 명불허전 두 배우의 열연이 더해진 덕분이기도 하다. 영화 말미에 잠깐 등장하는 실제 두 교황의 모습과 두 배우가 놀랍도록 닮아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영화는 한 종교의 수장인 교황 역시 보통의 사람처럼 실수도 하고 죄도 짓는 한 명의 인간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이유이다.


 
두교황-3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은 과거 아르헨티나 군부독재 시절 예수회를 지킨다는 명분 아래 타협적인 선택을 했던 자신의 과오를 털어놓는다. 베네딕토 교황 역시 교회의 잘못을 알면서도 바로잡지 않았던 과거를 고해성사의 형식을 빌어 고백한다.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은 그들의 과거를 플래시백으로 배치해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보수와 개혁, 상반된 입장 만큼 성향도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이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인정해나가는 과정은 감동적이다.

그들이 안고 있는 고뇌와 대화의 무게와는 별개로 교황의 아름다운 여름별장과 실물크기로 재현된 시스티나 성당의 화려한 풍경은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두 교황’은 특정 종교의 이야기 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으며 비 종교인의 시선으로 봐도 충분히 흥미롭고 감동적인 영화라는 평을 얻고 있다. 지난 9일 발표된 제 77회 골든글로브 후보작에 ‘두 교황’은 작품상, 각본상, 남우주연상(조나단 프라이스), 남우조연상(안소니 홉킨스)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넷플릭스에서는 20일 공개된다.

배수경 기자 micbae@idaegu.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0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