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레르 몽페랑 예술문화협회장 수니아 “한국작가의 佛 진출 교두보 마련할 것”
끌레르 몽페랑 예술문화협회장 수니아 “한국작가의 佛 진출 교두보 마련할 것”
  • 황인옥
  • 승인 2019.12.1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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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끌레르 몽페랑 골목에
갤러리 ‘아리랑 한국의 집’ 오픈
현재 갤러리·예술공간 등 모여
내년 ‘한국현대미술축제’ 기획
인근 갤러리 협업…市 지원 성과
프랑스끌레르몽페라-미술협회장
갤러리스트 이전에 작가로 먼저 활동한 수니아. 프랑스에서 서양물감과 먹을 혼용해 일필휘지로 동양적인 기운을 담아내는 화풍을 완성했다.

수니아 작품
수니아 작.

꽃의 향연으로 물드는 내년 4월이면 프랑스 끌레르 몽페랑 거리가 대구 작가들의 축제로 들썩인다. 올해부터 진행된 대구현대미술가협회(이하 현미협)와 프랑스 끌레르 몽페랑 예술문화협회 교류의 일환으로 현미협 작가들의 작품과 퍼포먼스가 축제 형식으로 거리 곳곳에서 펼쳐지는 것. 프랑스와의 교류는 현미협이 2018년부터 꾸준하게 진행해온 해외진출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현미협은 2018년과 2019년에 벨기에 유러피언 네트워크 문화센터연합(ENCC)과 레지던시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올해부터는 끌레르 몽페랑 예술문화협회와 교류를 시작했다. 지난 10월에 현미협 작가들이 끌레르 몽페랑에서 레지던지와 교류전에 참여했고, 현재 끌레르 몽페랑 작가들이 대구에서 레지던지와 전시를 펼치고 있다.

끌레르 몽페랑 예술문화협회와의 교류는 이우석 현미협 회장과의 인연으로 성사됐다. 이 회장이 프랑스 파리에서 개인전에 참여했던 것을 계기로 끌레르 몽페랑 예술문화협회 수니아 회장과 인연을 맺게 됐고, 이후 이 회장이 수니아 회장이 운영하는 갤러리인 ‘아리랑 한국의 집’에서 3년째 개인전과 단체전을 이어왔다. 이 회장의 소개로 대구 작가들도 수니아의 갤러리에서 전시를 계속할 수 있었다. 그러다 이 회장이 현미협 회장이 되면서 협회 차원의 교류전으로 확대됐다. 그 중심에 수니아가 있다. 사실 수니아는 재불교포로 한국 이름은 황봉자다. 프랑스에서 작가로 시작해 갤러리 운영까지 겸하고 있다.

재불교포로 대구현미협과 교류전을 성사시킨 장본인이라는 점만 해도 그녀가 특별하게 보일법 하지만 사실은 그녀의 프랑스에서의 성과는 따로 있다. 중세 시대에 번창했다 지금은 쇠락한 후미진 골목을 문화의 거리로 변모시킨 장본인이라는 것. 수니아는 2013년에 이 거리에 갤러리 ‘아리랑 한국의 집’을 오픈했다. 최근 현미협과의 교류전 참여를 위해 대구를 찾은 수니아가 당시를 회상했다. “이 거리를 처음 보고 산책을 하다 보니 거리가 너무나 예뻤어요. 이 예쁜 거리가 죽어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죠. 그래서 예술을 입혀보자는 생각에 갤러리를 열게 됐어요.”

처음에는 유동인구도 없고, 거리가 어두워 사람들이 갤러리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대구 작가들의 전시가 계속해서 진행되자 프랑스인들이 한국 미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프랑스 작가들의 전시 문의도 이어졌다. “새로운 것에 열려있는 프랑스 특유의 기질이 한국 작가들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게 한 것 같아요.”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수니아의 갤러리가 선전하자 거리에 하나 둘씩 신생 갤러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지금은 7개의 갤러리가 활동 중이다. 갤러리 뿐만 아니라 번화가에 있을 법한 화려한 상점들도 하나둘씩 들어왔다. 기적같은 변화였다.

그녀가 “정태경, 이우석, 정연주, 김정태, 이영미, 박걸, 신수원, 김아영, 등 대구현미협 작가들 덕분”이라고 했다. “우리 갤러리가 잘 된 것은 현미협 작가들 전시 덕분이었어요. 갤러리가 자리를 잡으니까 기타 공방이나 바이올린 수리점, 고가구점, 팝아트예술공간들이 생겨났어요. 쇠락한 거리가 문화공간으로 변신에 성공한 거죠.”

수니아는 갤러리스트 이전에 작가로 먼저 활동을 시작했다. 서울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교편을 잡다 돌연 사표를 던지고 여행전문가를 선언하면서 세계를 누비고 다녔다. 그러다 프랑스에 정착했다. 순전히 부친의 영향 때문이었다. 그녀의 부친은 원당 황인현. 동양화가로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와 심사위원, 운영위원을 역임한 중견작가였다. 그의 부친은 조선미술가협회 상임 위원을 역임하고 프랑스에 정착했던 한국화가 이응노 화백을 동경했고, 그 역시도 프랑스에서 작업하는 것이 꿈이었다. 하지만 그 꿈은 딸인 수니아가 이루게 됐다.

여행전문가에서 화가의 꿈을 꾸자 정식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소르본대학에서 언어를 배우고 파리8대학에 진학해 교육학 석사를, 파리5대학에서 예술심리치료 디폴롬(석사)을 졸업했다. 그리고 프랑스 파리 몽파르나스에 위치한 아카데미 드 라 그랑드 쇼미에르에서 데생을 배웠다. 그랑드 소미에르 아카데미는 몬드리안, 로트렉등이 드나들던 파리에서 제일 유명한 미술학교다.

그녀의 작품 또한 부친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다. 어린시절부터 부친으로부터 먹을 기반으로 하는 서예 등을 배웠다. 프랑스에서 작업을 시작하면서 서양물감과 먹을 혼용해 일필휘지로 동양적인 기운을 담아내는 화풍을 완성했다. 물론 프랑스 화단으로부터 단박에 주목도 받고 있다. 먹과 획, 기운생동하는 동양의 일필휘지의 선의 운용과 서양미술의 면 등이 만나 이루는 독특한 화풍을 높게 평가했다. 그녀가 “순전히 한국의 먹 예술 덕”이었다고 고백했다. “서양인들이 먹으로 순간적으로 그려내는 특별한 기운에 환호해 주었다”며 “한국인이기 때문에 서양화를 하지만 한국적으로 풀어낼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끌레르 몽페랑 예술문화협회 주체로 끌레르 몽페랑 거리에서 내년 4월 11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행사명은 제1회한국현대미술축제. 축제에서는 거리 내 7개의 갤러리와 상점에 현미협 작가들의 작품이 걸리고 거리에서는 현미협 작가들의 퍼포먼스가 펼쳐지게 된다. 시민참여를 위해 도장카스터클래스와 한지 체험, 퍼포먼스 등 체험행사도 다채롭게 구성한다.

무엇보다 반가운 일은 끌레르 몽페랑시에서 인쇄물과 현수막, 매체 홍보 등을 지원키로 한 것. 수니아가 “시 주체 축제가 아닐 경우 시 예산 지원이 어려운 현지 상황에 비춰볼 때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수니아는 내년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한국현대미술축제를 끌레르 몽페랑 거리 대표축제로 만든다는 포부를 세워두고 있다. “K-POP과 한국 태권도의 위상이 높아졌어요. 이 시류을 잘 이용해 우리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끈다면 한국미술의 위상까지 높일 수 있다고 봅니다.”

한국미술과 프랑스나 유럽미술을 모두 경험한 수니아가 “한국작가들의 테크닉이 아주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아리랑 한국의 집’이 뛰어난 한국작가들을 프랑스에 소개하는 교두보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중앙 정부 차원이나 대구시 차원에서 작가들의 교통비와 체류 비용 정도라도 지원된다면 한국 작가 전문 갤러리 1호로 키워보겠다”는 것. 내년에 먼저 중앙 정부의 문부터 두드려 볼 계획이다.

그녀가 “중국은 엄청남 정부 자금 지원으로 자국 작가들을 미국이나 유럽으로 보낸다”며 “우리나라도 중앙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큰 계획이 필요할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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