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월성1호기 왜 폐쇄 못해 안달인가
멀쩡한 월성1호기 왜 폐쇄 못해 안달인가
  • 승인 2019.12.25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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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안전위원회가 24일 경북 경주시 월성1호기의 영구정지를 결정했다. 문재인정부의 탈원전정책에 따른 졸속결정이다. 1982년부터 가동한 월성1호기는 2022년까지 연장운전 승인을 받았으나, 지난해 6월 한국수력원자력이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조기폐쇄를 결정하고 원안위에 운영변경허가를 신청했다. 원전의 영구정지가 결정된 것은 2017년 고리1호기에 이어 두 번째다. 7천억 원을 투입해 설비를 새것으로 교체한 월성1호기가 하루아침에 고철로 바뀌게 됐다.

월성1호기는 1982년 발전을 시작한 국내 최초의 중수로형 원전이다. 2012년 설계수명이 다 됐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 승인을 받아 2022년11월까지 10년 간 연장을 허가했다. 하지만 재가동방침은 문재인대통령에 의해 뒤집어졌다. 문대통령은 2017년 6월 고리원전1호기 영구정지선포식에서 “월성1호기를 가급적 빨리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수원이사회는 코드에 맞춰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 안전성이 아니라 경제성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였으나 다분히 정치적 결정임이 밝혀졌다.

한수원이사회가 월성1호기 이용률을 50%대로 터무니없이 낮춰 놓고 “경제성이 없다”고 결론지은 것이 논란의 대상이다. 한수원은 이사들에게 경제성을 분석한 구체적인 계산자료도 제시하지 않았다. 이사회 개최날짜와 장소는 바로 전날 벼락치기로 이사들에게 통보했다. ‘날치기 이사회’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데도 한수원이사회는 영구정지까지 밀어붙였다.

원안위는 절차상 중대한 하자도 범했다. 한수원의 마구잡이 밀어붙이기를 국회가 중대한 문제라고 판단해 ‘한국수력원자력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및 이사회 이사들의 배임행위’에 대한 감사원 감사요구안을 본회의에서 의결한 상태다. 따라서 당연히 감사원의 감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결정을 유보하는 것이 마땅하다. 원안위의 영구정지 결정을 불법으로 보는 이유다.

선진국에선 원전기술의 발전을 고려해 수명을 연장해 원전을 가동하는 추세다. 미국의 경우 설계 수명 40년인 상당수 원전의 운전기한을 60년으로 늘렸고 2기는 80년으로 연장했다. 후쿠시마 원전폭발로 홍역을 겪은 일본도 2016년에 40년 된 다카하마 원전 1·2호기 가동을 20년 더 연장했다. 설계수명이 끝나도 부품을 교체하고 관리만 잘하면 얼마든지 더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왜 우리만 멀쩡한 원전을 폐쇄하지 못해 안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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