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생활과 흡사한 대사·구성
보이스피싱 주제 1시간 공연
“행복도 찾고 건강도 찾은 듯”
대구 공공 노인복지관 중에는 최초로 시행되는 창극반의 공연이 아름다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7일 오후 1시께 대구 동구 신기동 소재 강동어르신행복센터 4층 강당에서 ‘강동행복어르신마을 靑靑 창극반’이 오는 1월에 본 공연이 열릴 ‘놀부심보-보이스피싱’의 시연을 진행했다.
젊은 시절 연극 배우를 꿈꾸거나 좋아했던 어르신 10여 명이 이 창극에 주·조연 배우들로 참여해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연극은 참여자들이 대부분 70대의 어르신들이라 대본 외우는 데 있어서의 수고를 덜기 위해 실제 생활을 본뜬 생활창극의 방식으로 진행한다.
‘놀부심보-보이스피싱’ 창극은 1시간 정도 진행되며, 방랑인의 노래 및 연기와 함께 막이 올라 △ 출연진의 놀부심보 판소리, △ 보이스피싱 예방법 수업 교실, △ 수업을 받았음에도 돈을 잃는 할머니의 에피소드, △ 출연진의 경기 민요로 막을 내린다.
극의 대사 중 “낮잠 자다가 전화가 오길래 받았더니 손자 취직 시켜준다고 입금 좀 시키래예”라는 현실을 반영한 듯한 대사들이 있고, 극의 말미에는 한 할머니가 보이스피싱에 속아 현금을 숨기고 해당 장소에서 도둑이 돈 뭉치를 훔쳐 달아나는 장면도 있다.
시연을 진행하는 내내 연극을 하는 어르신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밝았다. 대사를 하다가 갑자기 기억이 안 나 막히는 경우도 더러 있었지만 그럴 때도 한결같이 즐거운 표정이었다. 어르신들은 연극을 통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짐을 느낀다고 했다.
연극에 참여하는 장훈(81) 씨는 “참여자 모두 웃음도 얻고 행복을 찾고 있다”며 “건강적으로도 우울증이나 병이 없어지는 것, 또 행복을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준다는 것이 ‘아직 청춘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기쁘다”고 기쁨을 표했다.
본 창극에서 ‘선생님’ 역을 맡은 연극배우 우호정 강사는 “사실 동아리 활동이 어르신들에게 쉽지 않은데 이번은 물론이고 앞으로도 공연을 지속적으로 하고 싶다는 어르신들의 열정에 감사를 표한다”고 전했다.
어르신들의 꿈을 실은 이 창극은 앞으로 2번의 시연을 거쳐 내년 1월 17일 관객들 앞에서 본 공연에 나선다.
대구 내 공공 노인복지관이 노인들이 참여하는 연극반을 만들어 공연을 하는 것은 이번 ‘청청 창극반’이 처음이다.
강동어르신행복센터 이대주 관장은 “청청 창극반이 앞으로 지역 사회 안에서 창극을 매개로 기쁨과 감사, 희망을 전하는 메신저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박용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