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웨이' 태평양전쟁사를 바꾼 숨막히는 사투
'미드웨이' 태평양전쟁사를 바꾼 숨막히는 사투
  • 배수경
  • 승인 2020.01.0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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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美日 미드웨이 해전 재현
화려한 스케일로 무장한 공중전
美, 전력적 열세에도 통쾌한 승리
파일럿 용기·전우애 감동 선사
미드웨이
 

미드웨이는 하와이 제도 북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태평양의 전략적 요충지이다. 1942년 6월 5일에서 7일 사이에 벌어진 미드웨이 해전은 태평양 전쟁의 흐름을 바꿔놓은 중요한 전투로 알려져 있다.이 전투가 스크린으로 소환됐다.

영화 ‘미드웨이’는 1941년 12월 7일, 미국 하와이의 미군기지인 진주만을 일본군이 기습 공격하는 것으로부터 시작이 된다. 이에 1942년 4월 18일, 미군은 육군 소속 둘리틀 부대로 도쿄에 기습 폭격을 하고 중국으로 탈출한다. 일왕이 거주하고 있는 도쿄에 적의 폭격이 가해진 것에 충격을 받고 분노한 일본군은 새로운 작전을 준비하게 된다. 그들의 타겟은 바로 ‘미드웨이’. 진주만 공격을 예측했지만 상부를 설득하지 못해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했던 정보장교 레이튼(패트릭 윌슨)은 이번에는 총사령관 니미츠 제독(우디 해럴슨)의 신뢰를 바탕으로 정부 예측과는 달리 일본군의 타켓이 미드웨이 임을 알아낸다.

1942년 6월 5일 미드웨이 앞바다에서 미국과 일본의 승부가 펼쳐진다. 당시 미군의 전력은 일본군에 비해 절대적으로 열세인 상황.

역사적으로 알려진 전쟁을 모티브로 하고 있으니 승부는 미리 알고 보게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이 빠지기 보다는 화려한 시각적인 효과가 주는 긴장감은 상당하다.
 

1976년 찰톤 헤스톤과 헨 리폰다 주연의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진 바 있는 ‘미드웨이’ 해전을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다시 스크린으로 옮겼다.

‘인디펜던스 데이’(1996), ‘투모로우’(2004), ‘2012’(2009) 등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를 연출한 감독의 작품인만큼 그의 특기인 스케일이 크고 화려한 볼거리는 영화 ‘미드웨이’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된다.

그러나 시나리오의 부실함 때문인지 편집의 문제인지 딕 베스트 역의 에드 스크레인을 제외하고는 등장 인물들이 입체적으로 그려지지 않고 드라마틱한 이야기도 없이 단순히 나열하는 수준으로만 등장을 한다. 우디 해럴슨, 루크 에반스, 아론 에크하트 등 내로라 하는 배우들을 출연시키고도 그들의 매력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것은 아쉽다. 특히 도쿄 폭격을 성공시킨 둘리틀 부대의 탈출장면은 편집장면에서 잘려나간 듯 어색하고, 둘리틀 중령 역의 아론 에크하트는 골든골로브 남우주연상 수상자(2007)라는 이름에 걸맞는 연기를 보여주기보다는 마치 특별출연처럼 스쳐지나가듯 소모된다.

진주만 공습부터 둘리틀 부대의 도쿄 폭격 등 방대한 내용을 다루려다 보니 정작 중요한 미드웨이 해전은 너무 압축시켜 빠르게 진행되는 감이 있다. 게다가 실존인물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인만큼 시간순으로 편집된 한 편의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구성을 보여준다.

영화는 대부분 전투기가 벌이는 공중전으로 채워지며 현대의 시스템과는 다른 열악한 환경 속에서 죽음을 불사하고 전투에 임하는 파일럿들의 용기와 전우애는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미국이 일본을 상대로 전력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거둔다는 점에서 국내 관객들에게는 통쾌함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스타일의 국뽕영화라는 평을 얻고 있는 영화 속에서 일본군을 바라보는 시선은 의외다. 다소 우스꽝스럽게 그려지는 장면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적은 나쁘다’라는 관점보다는 그들 역시 그들의 자리에서 자신의 임무에 충실했던 군인으로 그리고 있다.

스토리의 밀도가 촘촘하지 않아 영화적인 완성도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기지만 136분이라는 짧지 않은 상영시간 동안 몰입을 이끌어내는 데는 성공한 영화로 봐도 좋겠다.

영화가 끝난 후, 영화 속 인물들과 실제 인물이 오버랩 되며 소개될 때는 또다른 감동이 전해진다.

역사적 사실을 미리 좀 알고 가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배수경기자 micba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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