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파 이득만 따져서는 보수통합 안 된다
자파 이득만 따져서는 보수통합 안 된다
  • 승인 2020.01.0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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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보수 통합을 위한 정치권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여의도 복귀를 선언했다. 유승민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집단 탈당해 새보수당을 창당했다. 황교안 대표의 자유한국당과 유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새보수당, 안 전 대표 세력 간에 통합할 여건은 일단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첩첩이라 야권의 보수 대통합까지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한국당 황 대표의 새해 일성은 보수 대통합이었다. 황 대표는 이를 위해 ‘통합추진위원회’를 조속히 출범시키자고 제의했다. 2일 안 전 대표가 정계 복귀를 선언했고 3일 유승민계 의원 8명은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어제 새보수당에 합류했다. 유승민 의원은 “보수 재건은 늦어도 2월 초까지 마쳐야” 한다고 했다. 또한 바른미래당 안철수계 의원 9명은 손학규 대표를 떠나 비대위 구성에 합의했다. 통합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그러나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유증이다. 한국당 황 대표는 최근 페스트트랙 법안 저지 투쟁에서 탄핵에 반대했던 의원들과 함께 국회 집회를 여는 등 극우 행보를 보였다. 황 대표는 탄핵을 선도한 유승민 의원을 지칭해 통합 대상에는 ‘유 아무개’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까지 했다. 우리공화당 역시 탄핵 찬성파가 없어야 통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보수 통합이 결코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통합 과정에서의 주도권 확보도 통합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당은 최근 그동안 입당을 보류했던 인사들의 재입당을 허용했다. 이를 두고 새보수당은 한국당이 지분을 늘려 새보수당을 흡수통합하려고 한다며 이런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새보수당 측이 아무것도 내놓지 않으면서 너무 많은 조건을 제시한다고 비판했다. 현재 국회 의석에 따라 통합 보수당의 지분이 할당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나 확실한 것은 통합이 없으면 4월 총선에서 보수가 결코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잖아도 더불어민주당은 선거법 개정안, 공수처법 통과로 장기 집권의 기초를 마련했다며 자축하고 있다. 또 하나 확실한 것은 보수가 승리하지 못하면 황교안 대표도 유승민 의원도 선거에서 패배하고 정치권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눈앞의 자기 이득만 따져서는 통합이 될 수 없다. 모두가 백의종군 자세로 임해야 보수를 재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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