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에도 ‘다꾸족’ 살아있네
디지털 시대에도 ‘다꾸족’ 살아있네
  • 김수정
  • 승인 2020.01.1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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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를 꾸미는 사람들
새해 맞이 1020세대에 유행
스티커 등 다꾸용품 구매 활발
SNS로 노하우 공유하고 자랑
개성 표출 수단으로 자리매김
다이어리-달력2020
지난 14일 오후 1시께 대구 중구 소재 한 문구·잡화전문점에서 시민들이 다이어리를 꾸밀 속지, 스티커 등을 고르고 있다. 김수정기자

최근 개인 다이어리를 소장하고 꾸미기를 즐기는 일명 ‘다꾸족(다이어리를 꾸미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새해 첫 달을 맞아 1020세대를 중심으로 ‘나만의 다이어리’를 꾸미는 취미활동이 유행하는 분위기다.

올해 첫 ‘포틴 데이(매월 14일마다 돌아오는 기념일)’이자, ‘다이어리 데이’였던 지난 14일. 대구 중구 한 문구·잡화전문점에서 다이어리와 다이어리를 꾸밀 재료들을 구매하러 나온 사람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자칭 다꾸족이라는 김보경(여·17)양은 이날 다이어리에 꾸밀 스티커 등을 구입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김씨는 “신년 시즌이라 스티커, 테이프 등 다이어리를 꾸밀거리가 많아 좋다”면서 “신년 시즌이면 할인 행사도 많아 다이어리와 재료들을 사러 가게를 찾곤 한다”고 말했다.

다꾸족이란 말 그대로 개성있는 다이어리를 만들기 위해 손그림이나 라벨지 스티커를 오려 꾸미기도 한다. 원하는 연예인 사진도 다꾸족의 주 재료다.

다꾸족들이 사용하는 색다른 줄임말 등도 눈에 띈다. 다꾸를 하기 위해서는 컷팅이 안된 스티커인 ‘인스(인쇄 스티커)’, 이미지대로 칼선이 있어 뜯기 쉬운 스티커인 ‘도무송’, 메모지 묶음인 ‘떡메(떡메모지)’ 등 다양한 꾸밀거리가 준비돼 있다.

카페 프렌차이즈나 인터넷 문구 사이트 등 트렌드에 민감한 업체들은 이 같은 흐름을 일찍 감지해 다양한 디자인과 컬러의 다이어리와 스티커 상품들을 비치하는 추세다. 일부 온라인 카페에서는 단종되거나 찾기 힘든 다이어리와 스티커 등을 구하려는 사람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다이어리’는 개인의 비밀스러운 공간임을 넘어서 이를 소통하고 공유하려는 다꾸족들도 눈에 띈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서 자신이 꾸민 다이어리를 자랑하거나, 다이어리 스티커, 메모지 등을 서로 주고 받는 사람들도 많다. 이러한 다이어리 스티커 등을 직접 만드는 ‘인스 작가’들도 활동하고 있다.

인터넷 상의 한 다이어리 꾸미기(다꾸) 관련 카페는 28만8천여 명이 가입해 운영돼 다양한 세대들이 만든 다이어리를 자랑하고 다이어리를 꾸미는 노하우 등을 전수받고 있다.

스마트폰 등 각종 기기에 캘린더 등의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돼 있음에도 오프라인 다이어리 수요와 꾸밈 문화가 여전한 것은 특정 상품 등을 이용할 때 기능성 뿐 아니라 개인의 정체성 등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소비가 단순한 구매행위를 넘어 소비자의 개성과 가치관을 표현하는 문화행위로 인식되는 것이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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