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대표는 발언의 배경에 대해 민주당이 대정부 질문이 끝나고 오는 19일 행정안전부 장관 인사청문회 때까지 법안처리를 하지 않는 소극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음을 들고 있다. 따라서 “민주당 의원들이 들어오지 않으면 한나라당 의원끼리 할 수밖에 없다.
어차피 놀고먹는 정당인데 응하지 않으면 빼고 해 달라”고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주문하게 된 것이다. 이는 국회의원의 본분을 망각한 데 대한 당연한 조치라 할 것이다. 지난 2일의 개회식에 이어 내달 3일까지 열릴 2월 임시국회의 의사일정은 3~5일에 걸친 원내 교섭단체대표연설에 이어 5,6,9일 사흘간 1-19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 11일의 용산 사고와 관련한 국회 차원의 긴급 현안질문, 나흘 동안의 대정부질문이 전부다.
이래서 2월 임시국회는 열려있지만 실상 노는 국회다. 정당대표 연설을 사흘에 걸쳐 오전에 듣고 놀았고 인사청문회도 대상자 5명에 해당되는 일부 상임위만 하루씩 활동하면 그만이니 대다수 국회의원들은 징검다리 연휴를 즐기면 된다.
민주당이 19일까지 국회 상임위원회에 출석하지 않기로 함으로써 정작 중요한 법률안심의는 또 뒤로 밀려난 것이다. 해머와 전기톱으로 국회의사당을 파괴한 민주당 의원들과 국회에서 깽판을 친 강기갑 민노당 의원 문제를 다룰 윤리특위도 민주당의 거부로 공전중이다.
18대 국회만큼 국민을 실망시킨 예도 드물다. 홍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지방의원들에게만 적용되는 주민소환제를 국회의원에게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국회 해산론이 거론되고 있다고 말한 것도 그런 배경을 설명한 것이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도 5일 민주당 산하 민주정책연구소가 국회에서 개최한 조찬강연회에서 “늘 반대만 하면 국민은 피곤하다”고 쓴 소리를 했다. “반대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어느 신문은 `피곤이 쌓이면 분통으로 터진다’고 뒤를 거들고 있다. 모두 맞는 말이다.
국회상임위 문을 닫아걸었기 때문에 문짝을 부쉈다는 민주당이 이번에는 상임위문이 활짝 열렸는데도 참석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이렇게 놀면서 언제 일자리창출에 진력하겠다는 것인가. 한나라당만의 상임위심의와 직권상정이 불가피하도록 만들어 놓고 또다시 거리로 나가겠다는 것인가. 민주당의 이성적 판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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