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착시’ 못 벗어나면 더 큰 재앙 닥친다
‘코로나 착시’ 못 벗어나면 더 큰 재앙 닥친다
  • 승인 2020.04.12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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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희
前 계명대 교수
영문학 박사
온 국민이 코로나 착시 현상에 빠져 있다. 21대 총선이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왔지만 모든 선거 이슈가 코로나에 매몰돼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캠페인을 ‘코로나 선방’으로 몰아가고 있다. 마치 코로나만 극복하면 모든 것이 다 잘된다는 식이다. 코로나만 막으면 정부·여당의 모든 과오와 실정이 묻혀 질 것이라 판단하는 듯하다. 그러나 코로나보다 훨씬 더 큰 경제 위기라는 재앙이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다.

정부·여당은 지금의 경제 실패를 코로나 탓인 것으로 호도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코로나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우리나라 경제는 파탄 직전이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반기업적, 반시장적 정책으로 경제가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 수출, 고용, 기업의 설비투자, 경기전망 지수(SBHI), 영업이익 등 모든 지표가 내리막길을 치달았다. 지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50대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이 43.2%나 급락했다.

그런데도 정부·여당은 코로나만 부각시키고 있다. 정부의 경제 실패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 청와대의 울산 지방선거 개입 의혹 등을 코로나의 소용돌이에 묻어가려 하고 있다.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여당을 찍어야 코로나를 이긴다’를 제1의 구호로 내세우고 있다. 그것으로 문 대통령의 지지도는 최고로 치솟았고 민주당 지지도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거기다가 정부의 퍼주기 정책으로 민주당은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우리가 보기에는 코로나 방역에서 정부가 잘 한 일은 없다. 국민 모두가 알다시피 코로나 발생 초기에 중국인 입국을 막지 못해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게 확산됐다. 당시 시진핑 중국 수석의 방한을 성사시키기 위해 중국인 입국 금지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 때문에 200명 이상이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초기에 중국인 입국을 막은 대만이나 홍콩, 싱가포르는 사망자가 한 자리 수에 머물 정도이다. 잘했다는 말은 그런 정부를 두고 하는 말이다.

최전선에서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인들은 정부가 잘 했다고 평가하지는 않는다. 외국에서도 한국의 코로나 선방 이유를 한국의 의료시스템, 의료진, 마스크 착용, 시민정신 등을 열거하고 있다. 정부가 잘 했다는 외국의 평가는 거의 없다. 그런데도 총선에서 정부·여당은 의료진과 시민정신의 희생과 공적을 가로채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우리나라가 빚더미에 올라앉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는 코로나도 없었고 별다른 경제 위기도 없었다. 그러나 국가채무가 사상 처음으로 1천700조 원을 돌파했다. 국가 예산의 몇 배인가. 신생아는 한국에 태어나는 것만으로 1천400만 원의 빚을 진 채 출생한다. 모두가 문제인 정부의 표풀리즘적 방만한 재정운용 탓이다. 국가 재정운용에 위험을 알리는 빨간 불이 켜졌지만 정부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우려마저 무시한다.

진짜 위기는 올해부터이다. 정부는 지난해 이미 60조 원을 빌릴 계획까지 세워 초대형 적자 예산을 짜놓았다. 그런데다 이제 코로나 돌발 변수까지 터졌다. 1차 추경예산만으로도 정부의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82조 원에 이른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자비율이 4.1%이다. 재정 건전성의 마지노선인 ‘-3%’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그런데도 지금은 3차 추경을 운운한다. 현 정부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을 2% 안팎으로 관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처음부터 지킬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여당이 총선에서 이겨야만 코로나에 승리할 수 있다는 구호도 논리에 맞지 않다. 여야 어느 쪽이 승리하든 세계 제1의 의료체제와 시민의식으로 코로나는 멀지 않아 종식된다. 코로나 착시현상이 걷히면 우리에게는 경제 위기라는 쓰라린 현실이 눈앞에 다가올 것이다. 더욱이 정부가 물 쓰듯 쓴 외채를 갚아야 할 쪽은 젊은 세대들이다. 문재인 정부도, 노년층도 아니고 20대, 30대, 40대의 젊은 세대들이 갚아야 한다. 그들이 15일 자신의 운명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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