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학병원 내 폭행사고…미온적 대처에 수습도 안해
대구 대학병원 내 폭행사고…미온적 대처에 수습도 안해
  • 조재천
  • 승인 2020.05.1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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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실 내 상해 폭행 사건
가해자 담배 요구 난동 부리다
옆 환자 보호자 유리병으로 쳐
피해자 측 재입원 조치 요구에
병원 측 책임 소재 불분명 입장
대구 지역 한 대학 병원에서 입원 환자가 다른 입원 환자의 보호자를 유리병으로 내려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2일 피해자 측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8일 밤 10시께 시작됐다. 입원 환자 A 씨는 입원실에서 “담배를 주지 않으면 병실에 있는 모든 사람을 죽이고, 병실에 불을 지르겠다”고 난동을 부렸다. 당시 A 씨의 보호자는 몸싸움까지 벌이며 그를 만류했지만 진정되지 않았고, 이 장면을 목격한 의료진이 합류해 A 씨를 진정시키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사건은 9일 오전 0시 10분께 발생했다. A 씨는 다른 입원 환자 B 씨의 보호자인 C 씨의 얼굴 부위를 유리병으로 가격했다. 얼굴에 상처를 입은 C 씨는 곧바로 해당 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진료를 받았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평소 원한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사건이 접수된 상태고,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C 씨의 보호자 D 씨는 사건 이후 병원 측의 미온적 태도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은 뒤 의사로부터 뼈에는 이상이 없지만 눈이 너무 부은 상태라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부기가 빠진 뒤 외래 검사를 받으라고 해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자택으로 돌아간 C 씨는 불안 증세가 심해져 같은 날 오후 5시께 해당 병원 응급실을 다시 찾았다. 담당의는 신경 안정제를 투여하고 약을 처방한 뒤 10일 오전 2시께 C 씨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D 씨는 해당 병원 입원실에서 일어난 사건이고 눈 상태가 더욱 심해진 데다 심리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면서 재차 입원을 요구했지만, 입원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D 씨는 “갑작스러운 난동에 상해를 입은 것도 억울한데 지역에서 손꼽히는 대학 병원에서 사건 발생 전 A 씨의 난동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며 “사건 발생 후 수습하려는 의지조차 없다고 느껴 큰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해당 병원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피해자의 정신적인 충격이 큰 부분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마음이 아프다”면서 “하지만 병원 측은 당시 ‘원내 폭력 발생 보고’ 체계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C 씨의 입원 문제와 관련해서도 입장 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입원 문제는 환자 상태를 본 의료진이 판단했을 때 입원 기준에 부합할 경우 입원장이 나온다”면서 “사건 피해자 측이 입원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병원 측의 객관적인 기준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조재천기자 cj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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