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관계자 6~7명 도박 참여
남성 2명 자리 뜬 후 화재 발생
警 “CCTV에 찍힌 출입여부로
범죄 혐의점 찾기 어려운 상황”
지난 3일 발생한 대구 달서구 성당동 상가 화재와 관련해 5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찰, 소방 등이 합동 현장 감식을 실시했다.
대구 성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 등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국과수와 함께 화재 현장을 확인하고 탄화 잔류물 등을 수거했다.
엄홍수 대구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은 “최초 화재 발생 지점이 어디인지, 어떤 원인에 의해서 화재가 발생했는지를 중점으로 2차 감식을 진행했다”며 “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2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추석 연휴였던 지난 3일 오전 성당동의 3층짜리 상가 건물 2층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50대, 60대 남성이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다른 60대 남성은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고 발생 다음날 결국 숨을 거뒀다. 당시 사무실에 있던 4명 중 50대 남성 A씨만이 화재 발생 초기 건물을 빠져나와 다행히 화를 면할 수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현장에서는 전날(2일) 오후부터 상가 관계자 6~7명의 도박판이 벌어진 사실이 확인됐다. 화재는 이 가운데 2명의 남성이 자리를 뜬 뒤인 3일 오전 3시 48분께 발생했다.
화재 직전 도박판이 있었던 만큼 경찰은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건물 인근 CCTV만을 통해 용의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데다, 현장에 있던 4명 중 3명이 사망하면서 정확한 화재 경위 파악에 어려움이 있다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사망자 부검 과정에서 흉기에 찔린 흔적 등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새롬 성서경찰서 형사과장은 “새벽시간 인근 CCTV에 찍힌 출입 여부만으로 범죄 혐의점을 찾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목격자 진술과 일행 관계 등을 토대로 다각도의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