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실험실 폭발 수습 미흡…책임 회피”
“경북대, 실험실 폭발 수습 미흡…책임 회피”
  • 한지연
  • 승인 2020.10.19 21: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원들, 국감서 사고 대책 질타
“피해학생 미지급 치료비 4억
규정 부재 핑계 8개월째 미뤄
정부가 나서 안전대책 마련을”
구상권 규정 제정도 거센 비판
경북대실험실폭발사고해결촉구기자회견
공공운수노조 전국대학원생 노조와 한국비정규 노조 경북대분회, 경북대 총학생회 등은 1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대구캠퍼스 글로벌플라자 앞에서 경북대 실험실 폭발사고 피해 학생에 대한 치료비 미지급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전영호기자

경북대학교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발생한 실험실 폭발사고 후속대책을 두고 질타가 쏟아졌다. 특히 ‘경북대 화학관 사고수습 및 위원회 설치에 관한 규정’ 중 피해학생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는 규정을 놓고 “책임 회피”라는 지적이 나왔다.

19일 오전 국회 교육위원회가 경북대에서 해당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김철민, 박찬대 의원,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실험실 폭발사고 후속대책의 미흡함을 꼬집었다.

지난해 12월 27일 책임교수가 부재했던 경북대 화학관 실험실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소속 대학원생과 학부생 등 4명이 다치고 이중 2명이 심한 화상을 입었다.

권인숙 의원은 첫 질의에 나서며 “경북대가 관련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지급을 미루고 관련 예산 확보에도 집행하지 않는 등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며 “4월 기준 가용 예산 2억 원이 생겼고 1억 원의 보험금도 들어왔다. 보험금으로 병원비를 납부했어야 한다”고 했다.

피해 학생들에 대한 총 누적 치료비는 9억2천만 원으로 이 가운데 4억2천만 원은 8개월째 미납 상태이다. 가장 큰 부상을 입었던 A씨의 총 치료비는 6억 원이며 이중 2억 원이 지급되지 않았다.

또 권 의원은 최근 대학 측이 제정한 피해학생에게 지급된 치료비에 대한 구상권 청구 내용의 규정을 두고 거세게 비판했다.

지난 8월 제정된 경북대학교 화학관 사고수습 및 위원회 설치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피해 학생들에 대한 요양비는 대학이 가입한 보험사의 급여로 지급한다. 향후 피해 학생의 책임이 밝혀질 시 학생 책임만큼의 요양비 지급액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는 조항 등도 있다.

경북대는 실험실 사고 등을 대비해 교육시설재난공제회(이하 공제회)가 운영하는 연구실안전공제, 교육연구시설공제 등 두 가지 보험에 가입해 있다. 공제회는 치료비 가지급을 위한 책임비율을 지난 7월 중 우선 50 대 50으로 산정한 바 있다. (본지 2020년 8월 7일 8면 참조)

권인숙 의원은 “도의적 책임이 있다는 총장이 학생에게 구상권을 청구한다는 규정을 제정할 수 있나”라고 반문하며 ‘기본적인 태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경태 의원은 전반적인 시설 안전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들며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조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대학 실험 및 실습실에서 3일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사고 발생 수는 594건이다.

조 의원은 “열악한 시설 사정으로 사고가 발생한다. 국립대 설립 주체는 정부인 만큼 교육부가 대학 안전시설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이밖에도 이탄희 의원은 경북대 안전교육 의무이행 대상자 중 교육이행 인원이 올해 상반기 기준 85.9%인 것을 확인하며 조교와 연구원의 경우 90%가 넘지만 교원 및 교수는 80%에 불과한 실정을 지적했다. 김철민 의원은 5천만 원이라는 대학 의무가입 보험 한도가 현실과 동 떨어진다며 전향적인 상향 필요성을 짚었으며, 박찬대 의원은 경북대 실험실 폭발사고 당시 지도 교수가 부재한 상태에서 학생들만 폐기물 처리에 관여했는지를 두고 대학 측의 자성과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