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람이라면
내가 바람이라면
  • 승인 2020.11.0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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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래 시인

내가 바람이라면

봄에 부는 바람이라면

들 뫼에서 핀 꽃의 향기를

가득 실어 그대 뜨락에 드리리라.

내가 바람이라면

여름에 부는 바람이라면

숲속에서 부르는 새들의 노래를

가득 얹어 그대 창가에 드리리라.

내가 바람이라면

가을에 부는 바람이라면

황금들판에서 들리는 풍년소리를

가득 담아 그대 곡간에 드리리라.

내가 바람이라면

겨울에 부는 바람이라면

평온히 내리는 함박눈을 모두 받아

그대 싸리문 앞에 놓아 드리리라.

◇김병래= 1946년 충남 서산 生. 전 KBS부산방송 아나운서 부장, 문예시대 수필시대 시와 수필 등단, 부산문인협회 회원, 부산시인협회 회원. 알바트로스 시낭송회 자문위원, 가산문학 우수작품상 수상, 국제다문화 시공모전 입상, 문예시대 작가상, 경성대학교 사회교육원 스피치지도교수. 저서: 내가 사랑하는 세여인(시집)외 다수 아나운서와 술(수필집).

<해설> 바람의 서사적 울림이 아스라하게 쓸려온다. 전연 서두에 ‘바람이라면’을 의인법으로 차용하여 시를 맛깔스럽게 한다.

그리고 ‘뜨락→창가→곡간→싸리문‘은 점진적으로 시어의 범위를 확장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시어들이 밋밋하면 재미없다. 돌발적이고 충격적인 신선한 시어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독자들이 박수를 친다.

이 시는 이런 면에서 다소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같다. 정갈하고 깔끔한 시다.

-제왕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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