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환경보호, 패러다임부터 바꿔야 한다
코로나 시대 환경보호, 패러다임부터 바꿔야 한다
  • 신경용
  • 승인 2021.01.1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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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 - (6) 가지 않은 길
인간과 자연의 공존
지구는 모든 생물의 공동 터전
자연의 가치가 곧 인간의 가치
각각 유기체로서 존재 인정해야
철학적 반성·인식개선 필요
산업의 발달은 자연에 큰 위협
‘생태계 파괴=인류 종말’ 인식을
자연보호, 새 시각서 재정립해야
사진-숲
숲에는 자연의 숨결이 살아 숨쉬고 있다. 평온과 평화를 보여주는 숲의 모습은 점차 찾아보기 힘들어진다. 코로나19 사태는 자연보호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달팽이
모든 생물에는 나름대로 존재양식이 있다. 고유의 존재양식을 존중할 때 인류의 삶도 평화롭다. 사진은 달팽이 모습.

예기치 않게 맞닥뜨린 코로나19 사태는 인류에게 다른 패러다임, 다른 세상을 경험하게 하고 있다. 지금까지 가지 않은 길을 가라고 한다. 자연보호 역시 이제까지 경험하지 않은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자연 속 생물은 제각각 존재 양식이 있다. 그러므로 보호할 때는 미래세대의 자연유산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냇물 속에 돌멩이가 있다고 해보자. 한낮의 환한 햇볕이 불편한 가재는 늘 하던 대로 돌멩이 밑으로 들어가 쉴 것이다. 그런데 누군가 그 돌멩이를 치워버린다면 돌멩이 밑으로 들어가려던 가재는 돌멩이를 찾아 다른 곳으로 옮겨갈 것이다. 가재에게 돌멩이 밑은 그만의 존재 양식인 것이다.

이처럼 모든 생물은 존재 양식이 있다. 심지어 무생물도 그렇다. 이는 곧 생명성이고 자생성이다. 바로 이러한 부분이 자연환경에 대해 생명성, 즉 생존과 죽음의 순환에 의미를 두고 유기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조화와 균형’이 일치를 이루어야 한다는 그 나름의 법칙이 있다. 그러나 자연보호운동 현장과 실생활에서의 경험, 학문적 접근을 바탕으로 필자는 자연환경보전 활동 영역에 일치뿐 아니라 불일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는 유기체에 대한 존재론적 접근을 고려하지 않아서라고 본다.

자연환경보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의 정립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 세계관에서 출발한다. 여기에는 크게 자생성과 인위성 두 측면이 있다. 자연환경은, 모든 생물체는 생명을 얻는 순간부터 시간 흐름에 따라 생명력을 얻고 잃고 하는 과정을 통해 순환적인 변화를 경험하면서 종을 이어간다. 동물과 식물 모두 다 그렇다. 어찌 보면 생명체뿐 아니라 생명체를 넘어선 것들도 그러하다. 생명력이 없는 무생물도 생명체처럼 순환적인 변화를 경험한다. 예를 들어 구름을 보자. 구름은 바람과 연계되는 결합체나 햇빛을 만나면 사라졌다 모아졌다 변화를 경험하면서 구름이라는 형체를 이어간다. 이는 곧 자연환경은 유기체적이라는 것과 존재 양식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환경은 독립적인 동시에 상호 의존적인 존재로서 주위 환경과 끊임없이 교감하고 교류하며 생존과 죽음을, 생성과 소멸을 되풀이해 간다. 때로는 훼손과 복원을 되풀이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생존과 죽음의 순환처럼 생성과 소멸, 그리고 다시 생성을 통해 시간을 따라 이어간다. 이는 자연환경을 다음 미래세대가 지속가능하게 유용할 수 있도록 보전해야 할 당위성을 제공하고, 그 당위성이 유기체인 자연환경에 대한 존재론적 접근이 가능한 근거를 제시한다.

자연환경이 유기적인 관계망을 형성하고 유기체적으로 공생한다는 것은 유기체는 환경을 변화시키고 환경은 다른 유기체를 변화시킨다는 의미다. 아름다운 꽃, 수목, 강, 바다, 심지어 밥상 위 꽃잎밥에 들어가는 평범한 식용식물과 채소 등의 생명성, 유용성이 바로 그것이다.

이제 인류는 자연환경의 가치에 대해 다각적인 관점에서 숙고해야 한다.

“자연환경은 대체 무엇일까?”에 대한 답을 자연에서 찾아야 한다. 자연은 생명이고, 자연은 인간 삶의 ‘터전’이라는 가치관에 경외를 느껴야 한다. ‘자연의 가치’가 곧 ‘인간 삶의 가치’로 명명되어 공존의 유기성이 성립되어야 한다. 그래서 인간과 자연환경은 각각 유기체로서 존재를 인정하고 공존해야 한다.

모든 생물은 지구라는 곳에서 태어나며, 어떤 생물도 지구를 떠나 생존할 수 없다. 지구는 모든 생물의 존재 원천이자 양식이며, 공동의 터전이자 거처다. 또한 지구의 모든 생물이 생태계 먹이사슬로 연결되어 있다. 그런데 사회가 발달할수록 인간은 자신들 이외의 모든 것을 인간과 존재론적으로 구별시겼고 도구적 가치로만 판단되는 ‘사용자 측면으로서 자연’으로 묶어놓았고, 주체적 측면에서 수혜 특권자로 자리매김했다. 이것은 거대한 산업 발전이라는 틀을 인간사회에 제공했다. 산업과 과학과 기술 그리고 문명 발달이 인류에게 가져다준 혜택이 측량되지 못할 정도로 커진 것도 사실이다. 그것이 인류를 빈곤에서, 결핍에서, 사회적 억압에서, 지적 어둠에서 점진적으로 해방된 것도 실리적 사실이다. 이처럼 산업과 과학과 기술 그리고 문명 발달이 분명히 인류에게 축복이면서 번영을 가져다 주었다.

해와 달이 그러하듯, 역의 관계는 어디든 있다. 역설적으로 성장발전의 이면에는 또 다른 현상이 자리하고 있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자연환경보전 위기라는 피하지 못할 심각한 현실이 되고 있다.

자연생태계의 유기체는 ‘사냥하는 유기체’와 ‘먹이가 되는 유기체’로 되어 있다. 물론 달걀을 먹는 행위, 물에 있는 미생물을 삼키는 행위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지만 먹고, 먹히는 상호작용을 하는 포식 과정은 피라미드형 먹이사슬의 안정성을 위한 자연생태계의 중요한 메커니즘이다.

자연환경보전 관점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을 추구하는 21세기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생태 파괴의 위기’가 곧 ‘인류의 종말’이라는 인식을 가지는 것이다. 급속한 산업 문명의 발달과 고도성장의 지향으로 인해 인류의 삶에 안녕(安寧)의 느낌을 주어야 하는 자연환경이 생각하는 바와 달리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대 문명은 사유화된 인간의 인식 구조가 자연에 지나치게 개입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이것은 자연환경보전에서 위기 상황을 확산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특히 21세기 산업 구조는 편의성이 중심이기에 생태계 파괴와 교란의 위기 상황은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이러한 편의성 구조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지구적 문제로 부각되었고, 지구에 사는 모두 생명체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그러므로 미래 패러다임은 자연만, 인류만이라는 편협된 인식으로는 기대 가치가 없다. 거기에는 자연과 인류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역할이 담겨야 한다. 이것이 자연환경보전 패러다임 모색에 대한 바탕이라 볼 수 있다.

결국은 인류의 과제로 자연과 문명이 양립할 수 없다는 문제가 인간 앞에 대두되었다. 인류의 번영이자 축복이던 산업과 과학과 기술 그리고 문명의 발달이 인류에게 위기와 위협과 멸종을 예고하기에 이른 것이다. 지구온난화, 대량 쓰레기, 공기와 하천의 오염, 이로 인한 생태계 변화 등으로 자연환경은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무제한 개발과 자연 남용에 따른 소비문화로 자원이 고갈되어 가는 등 자연은 급격히 파괴되고 황폐화되었다. 산업과 과학과 기술 그리고 문명 발달의 역설적 결과로 인간을 위협 속에 몰아넣은 것이다.

이에 인간은 자연환경보전과 관련해 철학적 전제의 반성을 끌어내야 하며, 인식의 개선을 가져와야 한다. 그리고 자연환경보전을 새로운 시각에서 재정립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 당면한 자연환경보전 문제 해결을 위해서 우리는 올바른 자연에 대한 자연관을 정립해야 한다.

인간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하는 자연환경에도 한계가 있다. 산업발달의 자원이 되는 것에도, 쓰레기를 흡수하는 것에도,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에도, 에너지 방출 과부화 처리에도 한계가 있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자연환경 위기를 되돌릴 수 있는 이제까지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익숙한 길로 간다. 새로운 길을 동경하기도 하고 변화를 모색하기도 하지만, 다수는 익숙함에 젖어 산다. 자연보호도 그랬다.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상하고 실현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쓰레기는 더 많아지고 있고, 일회용 사용이 더 많아지고 있다. 심지어 이제까지 구호로 외치며 ‘일회용 사용 금지’가 사라지고 바이러스 전염을 막기 위해 일회용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곳도 있다. 우리는 이제까지 걸어보지 못한 가지 않은 길을 모두 가는 중이다. 자연보호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야 한다. 자연보호도 이제까지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신경용<자연보호대구시달성군협의회 회장·금화복지재단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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