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이한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특별대담> 이한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 대구신문
  • 승인 2009.02.1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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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식경제자유도시 역량 결집해야"

여·야를 넘나들며 정곡을 찌르는 ‘미스터 쓴소리’로 통하는 이한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한나라당·대구 수성갑)이 대구 경제 전반에 대한 문제점과 경제회생안 등을 거침 없이 쏟아냈다.

이 위원장은 9일 본사에서 가진 단독인터뷰를 통해 대구를 ‘지식경제 자유도시’로 전환, 지역경제 회생을 도모하는데 역량을 최대한 결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권을 가져왔지만 적극적인 준비를 하지 않으면 한계에 부딪히게 마련”이라며 지식경제 산업화를 위한 아이디어 창출을 위해 대학교수를 비롯, 공무원, 나아가 시민들 모두 연구하고 공부하는 분위기를 조성돼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의 위기에 대해 “미국시장 상황이 결정적 요인이지만 그렇다고 미국의 경제위기 돌파책 들을 그대로 받아들여 내수 경기 부양을 위한 단기적 정책을 흉내내선 안된다”고 우려하고 인프라 구축 등 국제 경쟁력을 우리 스스로 키워나갈 것을 주문했다.

그는 또 금융위기는 1년이 가고 실물경제위기는 3년이 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틀릴 수도 있겠지만 오늘의 경제위기는 장기적으로 갈 것이 분명해 보이는 만큼 대구·경북민들은 허리띠를 잔뜩 더 졸라매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지역의 단체장들이 선거를 의식, 뜬 구름만 잡는 장미빛 프로젝트만 남발해선 지방발전에도, 선거에도 도움이 안된다며 행정체제의 조직화를 통해 대형 사업들에 대한 프로그램을 완벽하고 발빠르게 진행해 나가는 자세를 가다듬어야한다고 역설했다.

-대한민국의 경제위기를 헤쳐갈 각계 각층의 파워 50인 중 정치분야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정몽준 최고위원과 함께 나란히 선정된데다 최근 한국 매니페스토 실천본부가 뽑은 선거 공약 약속대상을 받으셨는데

▲솔직히 많은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다만 저의 공약들은 대구 발전을 위한 산업공약들로 조기 달성한 것들이 많아 이같은 상을 주신 것 같습니다.

서민들의 경제살리기 법안과 중소기업들의 경영환경 개선 법안, 대구과학기술연구원 예산 지원 등 이행 된 공약사항 중 가장 손꼽는 것은 바로 경제자유구역특별법을 대표 발의한 부분입니다. 사실 이 법안의 숨은 주역은 지역의 이명규·주성영 의원 입니다.

이 두분의 활약 덕에 특별법안이 통과 돼 과거보다 훨씬 더 쉽게 기업들을 지역에 유치할 수 있고 그린벨트 인허가 기간 단축 등 인프라 여건들이 대폭 개선된 겁니다.

-국회 예결위원장으로 대구경제회생을 위한 예산확보에 노력한 결과 대구시의 국비지원 사상 첫 조단위 시대를 열었습니다.

▲지역 정치권의 활약으로 올 대구 국비예산이 1조6천168억원으로 전년보다 67%가 증가한 6천491억원이 더 확보됐습니다. 이는 지난 대구시의 4년치 국비 증가율과 맞 먹을 정도죠.

예산의 면면을 보면 1, 2년 사업으로 없어지는 사업이 있는 반면 점점 국비가 커지는 장기사업도 많습니다. 특히 지능형자동차 산업과 섬유 콤플렉스, 신섬유 소재개발 사업 등 예비타당성 조사가 실시 될 현안 사업들은 2조 단위 대형프로젝트로 타당성 조사 성과 여부에 따라 지역에 엄청난 부가가치 효과를 줄 것으로 봅니다.

때문에 올 각종 대형프로젝트 사업들을 추진하는데 대구시 등 지역민들의 힘이 어느때 보다 필요하고 반드시 이뤄내야 합니다.

이한구 국회예결위원장은 대구와 경북 발전을 위해 지식층을 비롯한 전 시도민이 함께 연구하고 고민할 것을 주문했다. 김대식기자 deskm@idaegu.co.kr

"보건의료 교육.융복합 섬유.광학산업 육성
전국 꼴찌 대학교육도 산업콘셉트로 바꿔야
혁신도시 등 땅값 비싸...친기업 마인드 시급"

-지역 경제 현황에 대한 문제점을 든다면.

▲대구산업의 문제점은 기존의 진행사업을 중도에 그만두고 새로운 사업을 구상해 마치 되는 것 처럼 호도하는 화전민식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있다는 겁니다.

지역경제자유구역 역시 여기에 새로운 사업 만으로 알맹이를 채워서는 안됩니다. 섬유 자동차부품산업 등 지역의 주종산업에 기술과 지식이 융합된 지식경제형 산업화가 시급합니다. 안경광학 역시 의료과학과 접목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충분히 바꿀 수 있습니다. 융복합 산업의 기반하에 새로운 의료산업 등 보건산업 분야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지역에는 유명 대학병원과 간호대 등 보건복지 서비스 학과가 많은 만큼 보건산업에 대한 인프라 구축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봅니다.

교육산업도 확 바꿔야 합니다.대구의 고등학교 수준은 전국 최고 수준이지만 대학의 경우 전국 꼴찌를 맴돌고 있습니다. 예전 경북대 의대하면 누구나 인정했습니다. 60년대는 연·고대보다 더 우수한 인재들이 경북대에 모였습니다. 현재는 고등학교 우수 인재들의 교육도 제대로 못시키는 수준인 거죠 .때문에 교육도 이제 산업 컨셉트로 가야 합니다. 부산 교육청의 경우 부산 영재교육과 특목고 등을 집중 특성화해 전국 우수 인재들을 키워내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엔 이 분야에 노력하는 이가 드뭅니다. 창조적 마인드를 가진 교육감이 필요합니다.

대구대학들을 보면 대학간 경쟁보다는 적당히 지내자는 분위기 속에 대학내 분파로 나눠지고 경영권 다툼만 하고 있습니다. 인재가 나와야 우수 기업이 만들어지는데 기업이 안되니까 일자리 창출도 안되는 것 아닌가요. 정말 지역 대학의 혁신적 사고 방식이 절실합니다. 또 지역의 의료 교육 섬유 안경 등 전반적 산업이 업그레이드 돼야 합니다.

마케팅 융합 마인드로 캐치업시켜야 합니다.

-경제자유구역청이 지난해 출범하면서 지역 경제자유구역내에 채워넣어야 할 알맹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중점 현안사항이 있다면.

▲지난 3년반 전부터 저는 대구를 의료 산업단지를 조성해 의료 전문도시로 만들겠다는 캐치프레이즈 속에 이를 조금씩 진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지역의 경제자유구역내에 특화 의료지구를 내 건 것도 영남대와 가톨릭대에 의료기기 임상센터를 유치한 것도 이 같은 맥락입니다.

또 지난 대선 공약 역시 지역을 첨단의료서비스 클러스터화해 동북아 의료 산업도시로 키우겠다는 각오에서 시작 됐습니다.

이를 위해 우선 첨단 복합의료단지를 대구에 유치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의료 복합단지 지정이 되면 전국의 우수 의료 관계 전문가들을 대구로 데려와 최소한 부유한 의료 환자들이 대구에서 치료받고 요양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양약과 한약의 통합서비스로 대구시민은 물론 경북도민들이 먹고 살게 할 기반을 마련하자는 것이죠.

-지역경제 회생을 위한 해법은 무엇인가요.

▲글로벌 경제위기에 휩싸이면서 당장 서민들이 고통에서 벗어날 경제적 해법은 없습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대구를 지식경제자유도시로 만드는 것이 해법이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지식경제산업인 보건의료 교육, 융복합섬유, 광학 등을 주 산업으로 키워야 합니다.

또 대구가 기업인들이 간섭받지 않는 자유로운 도시로 만들어 나가는 것도 시급합니다. 무엇보다 지식경제 산업화를 위해 지역의 교수 연구진들이 지역 현안사업들에 대한 치밀한 연구와 개발이 필요합니다. 1년전에 만들어 졌어야 할 지역의 각종 포럼단체들도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구성하고 대구시와 경제단체에서 이를 적극 지원해야 됩니다.

대구경북연구원도 지난해 시의회를 통해 간신히 예산을 늘였지만 아직 지원규모가 약한 게 사실입니다. 대구시와 경북도 등은 민간연구소 수준의 대폭적인 예산지원을 해줘야 지역 현안과 관련한 참신한 아이디어가 쏟아 질 것입니다. 지역에서 정권을 잡았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한계에 부닥칩니다. 지식인들은 물론 지역민들 모두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됩니다. 우수한 사람들이 넘쳐야 지역에 우수한 기업들과 사람들이 몰려옵니다. 2,3년뒤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스스로 똑똑해져야 하는 것이죠.

-기업유치가 잘 안되고 있는게 대구라는 인식이 많습니다.

▲공장부지난으로 지난 몇년간 곤혹을 치른 대구가 이제는 국가과학산업단지 지정, 성서5차 단지, 핵심부품산업단지 등 부지 확보로 숨통을 틔운 상태입니다.

여기에 들어갈 알맹이가 중요하지만 비싼 땅값에 지역의 보수적 사고 방식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혁신도시 땅값이 평당 250만원이고 이시아폴리스 등 경제자유구역도 100만원을 훌쩍 넘고 있는 데 어느 기업이 여기에 들어오겠습니까?. 대구시의 내무관료적 사고방식과 지역에 땅을 가진 소유자들이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또 기업을 우대하는 지역의 친기업적 마인드 조성도 시급합니다.

이 위원장은 인터뷰 말미에 대구시의 경제정책과 관련,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자리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적어도 지역의 대형 청사진들에 대한 진행 사항들을 조목조목 따져 보고 문제가 있으면 그 이유와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야만 제대로 된 사업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지역민들에게 지역 정치인을 뽑을 때 스킨십이 풍부한 사람보다 능력있고 추진력과 혁신력을 소유한 미래 지향적인 정치인을 선출해 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이런 바탕이 바로 대구의 미래를 보장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창재기자 kingcj123@idaegu.co.kr
“바른 소리를 그대로 들어 줄 때 대한민국 정치도, 한나라당도 더 발전할 것이다.”

이한구 의원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은 국민신뢰를 다시 찾아 줄 수 있는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전문성과 제대로 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시장 참여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분석이다.

이 의원은 부인이 결혼 선물로 준 35년 가량된 낡은 가죽 지갑을 여전히 들고 다닐 만큼 절약·근검의 정치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아무리 민감한 사안이라도 눈치 보지 않고 둘러 말하지도 않는다. 잘못됐다고 생각들면 정부정책이든 청와대든 정곡을 찌르는 거침없는 비판으로 당내에서도 쓴소리 잘하는, 바른소리 정치인으로 손 꼽힌다.

이 의원은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을 두번이나 거쳤으며 국가경쟁력 강화위원회 위원인 3선의 중진의원이다. 지난해 정기국회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으로서 그 는 첫 소감을 이렇게 얘기했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구성된 예산을 다루는 예결위 간사만 6번 했다. 그리고 그 시절 대부분을 나는 야당의원으로 보냈다. 그때의 정신을 잊지 않는 예결위원장이 되고 싶다”며 담담하지만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래서 그가 국민에게 더욱 신뢰를 주는 정치인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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