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미래를 가꾸는 사업
<대구논단>미래를 가꾸는 사업
  • 승인 2010.07.2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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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최근 정부에서는 학교 교육에 학부모의 참여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즉 학부모를 우리 교육의 또 하나 주체로서 그 역할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몇 해 전 스위스에서는 `자녀 교육 8원칙’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시작하면서 학부모 교육을 강화한 바 있다. 시대의 변화에 맞게 자녀 교육도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 아래 먼저 부모를 교육시키자는 취지로 전개하였다는 것이다.

스위스부모교육연합(SFPE)은 이 캠페인의 목적을 `자녀 교육 능력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배워야 한다는 인식을 부모들이 갖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교육을 통한 힘의 생성’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이 운동은 종래와 같이 타율적인 부모 교육이 아니라 부모가 스스로 자녀 교육에 앞서 자신을 다잡기 위한 자율적인 운동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즉 부모가 보다 적극적으로 자기 교육을 통해 자녀 교육의 역량을 기르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우르스 아프트 SFPE 회장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자녀 양육의 노하우를 전하는 일이 더욱 어려워졌다’며 `과거에 사용됐던 방식들은 그 규범 및 가치가 더욱 다원화된 사회에서도 항상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또한 그는 `어떻게 하는 것이 자녀들을 가장 잘 키우는 것인 지에 관한 질문에 대부분의 부모들이 분명한 답을 찾아내지 못한다.’고도 지적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수단주의적이며 맹목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우리 부모들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SFPE는 `건전한 자녀 양육을 위한 8원칙’을 내세웠다. `아이들을 사랑하라, 말다툼은 괜찮다, 경청할 수 있도록 하라, 한계를 설정하라, 여유를 주어라, 애정을 표현하라, 시간을 가져라, 용기를 가져라’ 등이 그것이다.

얼핏 보기에 이 원칙은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지극히 기본적인 내용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상적인 것 속에 큰 진리가 들어있음을 느끼게 한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대하는 장면들이지만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모든 부모들에게 이를 강조하는 것은 기본에 충실하라는 원칙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SFPE는 앞으로 이 원칙에 대한 의식 심화를 위해 3년 간 지역부모연합체와 함께 다양한 행사를 조직해 나가기로 했다고 한다. 이 일상적인 원칙을 교육하는데 이처럼 거국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자녀 교육의 책임이 가정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고 사회 전체에게 있으며, 사회 전체가 공동의 지혜를 모아 자녀 교육에 임해야 한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스위스의 한 자선단체의 대표는 `이 캠페인의 궁극적인 목적은 건강한 사회 구성원 양성’이라고 전제하고 `7세 이하의 어린이를 둔 모든 여성의 3분의 2는 집 밖에서 일자리를 갖고 있다.

남편이 없는 엄마의 10명 중 9명은 주로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직장에 나가지 않을 수 없는데 그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만한 어린이 보호 시설은 크게 부족하다.’고 덧붙여서 정부가 아직도 `일하는 엄마들’의 문제를 그들의 문제로만 던져두고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자녀교육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취업 주부들의 자녀 양육 문제에 사회 전체가 나서서 보다 협조적인 체제와 의식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이다. 최근 우리도 맞벌이 가정 자녀들을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학교에서 맡아주는 `초등돌봄교실’, 편부 가장 및 조손 가정 학생들을 어머니처럼 돌보아 주는 `엄마품 멘토링’ 사업 등을 시행하여 나름대로 보살핌이 필요한 학생들에 대한 배려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우리 사회 전반적인 지원 시스템에 보완할 점이 많다. 우리는 학부모와의 협조적인 체제 아래, 우리 사회의 전체적 교육 역량을 향상시켜 우리의 미래인 자녀들을 바르게 키우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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