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지망생 50대 아줌마의 수다… '아줌마, 지중해에 빠지다'
화가 지망생 50대 아줌마의 수다… '아줌마, 지중해에 빠지다'
  • 김덕룡
  • 승인 2010.08.01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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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지중해에 빠지다'는 "2008년 나는 쉰 살이 되었다. 이제 정말로 내 인생의 반을 넘었다는 실감이 났다"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한 평범한 한국 아줌마의 '늦게나마 스스로를 알아가기' 혹
은 '잘 나이 들기' 같은 '50대 아줌마의 성장일기'라고도 할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모든 성장은 그에 따르는 대가, 즉 일반적으로 우리가 성장통이라고 부르는 그러한 정신적, 육체적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법이다.

이 솔직하고도 발랄한 여행기는 따라서 정신적 성장통의 한 과정으로서 읽힌다.

그리고 이 성장통이 어떤 종류의 것이든 간에 오롯이 홀로 치러내야 한다는 사실은 삶의 엄정한 질서에 속한다.

화가 이인경은 이 같은 사정을 '프롤로그'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혼자 여행 다녀오겠다고 아무와도 의논하지 않았다. 인터넷을 뒤져서, 전부터 모아오던 자료를 꺼내서, 일정을 짜고, 예약을 하고, 입금하고, 그 후에야 남편과 부모님께 통보, 아니, 선언을 했다."

말하자면 '아줌마, 지중해에 빠지다'는 지금까지 습관화된 일상으로부터의 일탈의 기록이자 한 사람의 딸로서, 혹은 아내로서나 어머니로서 잘 구획된 삶을 살아오던 '나'로부터의 일종의 독립선언서라고도 말할 수 있다.

어쩌면 이 여행기에서 언제나 새롭게 찬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눈부시도록 푸른 지중해의 바다와 흰 햇빛은 바로 이러한 독립의 해방감이 주는 '자유'의 한 상징이 될 것이다.

50대가 돼서야 진정으로 만끽하게 된 이 자유의 맛이야말로 또한 모든 여행이 추구하는 참된 목표이기도 할 것이다.

화가 이인경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중년이 되어 혼자 나선 길에서 남들 시선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 나 자신을 발견했다. 사람들도 혼자 있는 자를 별다른 눈으로 보지 않았고, 나 역시 긴장되지 않았다. 진짜 여행하기에 알맞은 나이는 바로 50대였다!"

이 책은 또한 이 같은 거칠 것 없는 자유의 느낌 속에서 쏟아져 나온 솔직 발랄한 한 '아줌마의 수다'이기도 하다.

책에서는 그리스의 푸른 지중해 섬들, 이집트의 하얀 모래시막과 거대한 신전, 이스라엘의 붉은 산과 신성한 종교 유적들과 함께 소소한 감정의 편린들을 담았다.

예술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고대도시들의 문화 유적과 미로의 비너스 등 미술 작품에 대한 묘사가 생생하다.

사문난적. 총 216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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