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그 동안 '시간개념으로서의 선의 무한성과 찰나성, 공간양식으로서의 획의 일회성과 다양성'에 초점을 두고 끊임없이 심물지기(心物之氣)를 표출하는데 주력해 왔다.
그의 작품집인 이 책은 지금까지 29번의 개인전에서 보여준 그의 서예술에 대한 고심과 현대미술로서의 서예의 영역을 확장하고 심화시켜나가는 여러 노력들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이를테면 판화의 새김기법을 활용한 문자그림이라든가 접은 자국을 이용한 장지위의 시공간 입체화, 다양한 전각기법, 자연석이나 나무판, 아크릴, 스텐레스, 동판, 크리스탈, 테라코타위의 부조, 현대적 안료와 혼합매체를 이용한 채색과 마티에르 효과 등 여러 가지 실험들이 숙련된 선의 구사와 묵색의 울림과 더불어 다양하게 펼쳐진다.
1~29회 개인전서 발췌한 101점과 30회 개인전의 신작 57점 등 총 158점은 그의 20년간의 작업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보게 한다.
서화가 석용진의 '한 생각(一思)'과 그의 작업은 글씨와 그림이 하나의 근원을 지니고 있다는 서화동원론을 환기 시킨다.
그 만큼 작가는 전통 서예술의 미감에 천착하면 서로 글씨와 그림의 원형성, 즉 그 원형질과 DNA를 찾아 서예와 회화의 장르를 넘어 새로운 경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한편 책의 디자인은 한국을 대표하는 북 디자이너 박금준의 작품으로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작품집은 미술전문출판사 주노아트에서 1천부가 한정판으로 발간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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