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내게는 꽃이 사람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꽃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무척이나 닮은듯했다. 아이가 태어나는 것처럼 새순이 올라와 봉오리를 맺어 꽃이 핀다.
작고 못생긴 아이들도 있고, 자기가 최고인 듯 우아하게 서 있는 아이들도 있다. 누가 누가 예쁜지 뽐내기도 하고 누가 더 큰지 키도 재어보며 경쟁도 하다가 한곳을 바라보며 함께 가기도 한다.
미처 다 피어보지 못하고 시들어 버리기도 하고, 열매라는 새로운 결실을 맺기도 하고, 언제 왔었냐는 듯 홀연히 떠나가 버린다. 그들이 사는 세상과 우리가 사는 세상이 닮아 있다.
나의 작업은 정물화를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전통정물화와 차별화된다.
상징과 은유를 통해 삶고 죽음을 우회적으로 다루는 전통 정물화와 달리 대상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며 현재성을 그려낸다.
그들의 삶과 우리의 삶이 다르지 않음을 직시하며, 그들에게서 우리를 발견한다.
※손춘익은 대구가톨릭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및 동대학원 졸업했다. 대구 ‘웃는얼굴아트센터 작은전시장기획전’, 영천 갤러리움 ‘움플랫폼ARTIST 10’전 등 3회의 개인전과 대구문화예술회관 March전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