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 승인 2021.10.2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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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견숙 경북대학교사범대학 부설초등학교 교사
내달 1일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된다. 지역별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라지고, 6주 내외의 3단계의 일상 회복 과정을 거치게 된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내년 1월 말에는 실내 마스크 수준의 기본 수칙 외에는 완전한 일상 회복으로 전환하게 된다. 교육 분야 역시 이에 따라 단계적 일상회복 추진 방안이 발표된다.

사실 대구의 경우 수도권 학교와는 달리 전면 등교가 이루어진 지 오래라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위드 코로나의 방안 이후로 현장체험학습, 각종 행사의 운영, 출결처리 등 학교의 다양한 활동들도 점진적으로 정상화될 것이라는 점은 큰 변화를 가지고 올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많은 대학들이 대면수업을 실시한다는 발표 역시 이러한 예상에 힘을 싣고 있다. 한편 교육부는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겨울방학의 일정을 고려하여 위드 코로나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사실 수능 이후로 위드 코로나를 미뤄달라는 국민청원이 있었던 만큼, 교육계에서는 수능 시기의 확진자 추이 등에 따라 지속적인 고민거리로 이어질 것이다.

위드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초등학교 이하 학생들의 경우 사실상 백신 접종 대상자가 아니기 때문에 학교나 가정에서의 걱정이 더해질 수 있다. 또한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학교급의 경우 역시 폐쇄적인 공간에 있는 상황 자체에 대하여 안심하기는 어렵다. 단 한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학교의 공간에서는 무수하게 확산될 수 있음을 이미 여러 사례가 보도되었다. 그 과정에서의 자가 격리 기간도 학업 지속성을 방해할 수 있다. 사실 수능이 학업의 전부는 아니라지만,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걱정되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위드 코로나의 단계를 이행하게 된다면 학교의 환경, 교육 수요자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위드 코로나에 역행하는 학교교육정책을 추진할 수는 없겠지만, 각 단계에서 교육공동체의 동의 없이 무작정 당겨서만 이행되지는 않기를 바라본다. 학생 건강권 강화, 관련 서류 처리의 간소화 등의 정책적 변화 없이 그저 '코로나 이전대로 운영하라'는 식의 일상회복은 아니었으면 한다. 일상회복의 정책적 가이드라인이 잘 제시되기를 바란다.

오늘 오후 우리 학교에서는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오케스트라 공연이 열린다. 나름대로 '일상회복의 진일보'인 셈이다. 물론 이전과 같이 강당과 같은 실내에서 공연은 할 수 없고, 운동장 한 켠에 마련된 야외 공연장에서 안전거리를 두고 이루어진다. 이전에는 전교생과 학교 교육가족 모두가 모인 가운데 이루어졌던 큰 행사였지만, 이번에는 소규모의 희망 학생들만이 거리를 유지하여 관람할 예정이다. 대신에 학교 유튜브 채널을 통해 동시 온라인 송출이 이루어진다.

사실 너무 오래간만이라, 실음으로 합주를 감상한다는 것 자체가 조금은 생경한 느낌이다. 아마도 합주에 참여한 단원들은 물론, 관람자 모두가 같은 마음일 것이다.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단원들이 각자 집에서 악곡을 연주하고, 개별의 음악을 모아 방영하였던 합주 영상들도 감동적이었지만, 일상으로 한 발짝 다가가는 이번 공연은 모두에게 '우리가 곧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다줄 것이다.

한편 우리 학교 5, 6학년 학생들은 11월 이후 안동, 경주 등 교외로의 현장체험학습 일정을 잡기도 했다. 거의 2년만의 현장체험학습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학생들의 방역 안전을 위하여 날짜를 선정하고, 당일의 동선을 확인하는 데도 그 절차가 훨씬 꼼꼼하였다. 아마도 체험일 당일까지 코로나 상황 등을 철저히 살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저러나 학생들은 벌써부터 현장체험학습을 기다리는 눈치다. 아마도 11월부터 이러한 위드 코로나 움직임은 더욱 커질 것으로 생각된다.

백신패스, 확진자 급증, 재택치료 확대, 부스터샷 등 위드 코로나와 관련한 다양한 논란은 사실상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나 일상회복 정책의 추진은 장기화된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아무쪼록 안전한 방역과 안전한 일상이 함께하는 위드 코로나로 '더 나은 내일의 대한민국'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를, 그러면서도 학생들의 안전한 학교생활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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