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앞두고
수능을 앞두고
  • 승인 2021.11.11 20: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견숙 경북대학교사범대학 부설초등학교 교사 교육학 박사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는 걸 보니 수능 목전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위드 코로나 정책을 수능 이후로 미루자는 논의도 있었지만, 결국 위드 코로나는 시작되었다. 이 가운데 수능을 준비하게 된 수험생 가족 모두는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일 것이다. 실제로 수도권의 경우 등교수업을 시행한 이후로 고3 학생들이 무더기로 확진되는 등의 사안이 발생하고 있기도 하다.

수능일 당일에 대한 걱정도 있겠지만 고3 학생들에게 등교와 등교 중지, 격리 등이 반복되는 것은 큰 부담일 것이다. 비단 수능일 당일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입의 과정 전체 기간 동안 걱정은 이어질 것이다. 이미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수험생이 코로나 확진을 받을 경우 면접이나 논술, 실기시험 등을 치르지 못하게 하고 있다. 실상 비대면으로 치르는 시험 과정은 공정하지 않다는 거다. 그 기간 동안 독서실이나 도서관, 학원, 교습소 등에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도 새롭게 걱정이 되었다.

교육부는 수능 7일 전인 어제부터 전국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원격수업을 시작하였다. 안전한 수능을 위해서 고1, 2도 원격수업 대상자다. 시험장으로 사용될 일부의 중학교 역시 원격으로 전환하고, 시험장 대상교 전체에 방역을 실시한다. 교육부는 수능 직전까지 수험생을 일반, 격리, 확진 학생으로 분류하여 수능 시험장을 운영할 예정임을 밝혔다. 코로나 확진을 받을 경우에도 입소한 병원이나 치료센터에서 수능을 치르게 한다는 거다. 자가격리나 학생이나 확진 수험생일 경우 가족이나 친인척, 담임교사가 예비소집일에 수험표를 대리 수령할 수 있도록 하였다.

수능일에도 일반 시험실에서는 수험자들이 일반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으나 교육부는 KF94 동급 이상의 마스크를 권장하고 있다. 또한 쉬는 시간, 점심시간마다 창문을 여는 등 환기를 하기 때문에 추위에 대비할 수 있는 복장도 신경 써야 할 것이다. 칸막이의 경우 점심시간에만 수험생 스스로 설치하고, 시험 때는 칸막이 없이 실시될 예정이다.

사실 코로나 확진 및 격리의 여부와 관계없이 대학의 실기, 면접 등에는 응시가 불가한 점은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다. 면접이나 실기 과목을 조건부로 비대면으로 응시 허용한 대학도 있는 반면, 대부분의 대학은 수지모집의 경우 비대면을 허용하지 않는다. 교육부에서 권역별로 격리 학생을 위한 고사장까지 마련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대부분의 대학이 이를 활용하지 않은 것이다. 주요 대학 대부분의 방침이 그러하기 때문에 기조가 변경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수능을 보더라도 실기에 응시를 못할 경우에는 대입은 실패다. 대입 정책이 반쪽만 돌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질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대구시교육청 관내 고등학교 역시 이번에는 전국의 지침과 같이 일주일 간 원격수업 체제로 전환되었다. 확진 학생을 대상으로 병원시험장 1곳, 격리 학생을 위한 별도시험장 1곳도 마련되었다. 학원과 교습소를 중심으로 수능 특별 방역 점검을 벌이는 한편, 각 학교로 철저한 방역 수칙을 당부하기도 하였다.

수험생 아이를 두고 있는 한 지인은 11월 들어서부터 가족 모두가 회식은 물론 외출, 외식 등을 줄이고 집에서만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부모의 확진으로 아이가 해가 되면 어쩌나 싶어 회사에서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단다. 갓바위, 성모당 등 부모님의 수능 기도로 인파가 가득했던 곳들도 어쩌면 수험생의 감염이나 격리로 이어질지 모르기에, 예전처럼 인파가 몰릴 수가 없을 거다.

수험생 역시 수능이 끝나고 여러 대학의 면접이 남아 있는 학생들이라면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서 친구들과 실컷 마음을 놓는 만남도 갖기 어려울 것이다. 건강이 우선이고, 수능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는 위로는 이 아이들에게 무책임하다. 작년보다는 조금 나아졌을지언정, 코로나로 인해 수험생들은 심리적으로 더욱 힘이 들 수밖에 없다. 대입의 모든 과정이 끝나고 나서도 긴장을 이어갈 수험생들의 심리적인 마음도 돌보아줄 필요가 있다는 마음이다. 매년 수능 이후에 고3 학생에 대한 마음돌봄에 대한 정책이 나오긴 하지만, 올해는 더욱 이러한 상황이 고려되었으면 바라본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