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로 번진 ‘설강화’ 논란…“역사인식 각성” vs “표현의 자유”
각계로 번진 ‘설강화’ 논란…“역사인식 각성” vs “표현의 자유”
  • 승인 2021.12.22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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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시청률 위한 집필 안돼” 지적
방영중지 국민청원 33만명 참여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JTBC 새 드라마 ‘설강화’를 두고 사회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온다. 작품에 대한 비판도 있고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는 견해도 있다.

22일 방송가에 따르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자신의 SNS에 “대체 이게 뭐 하는 짓들인지. 한쪽에서는 민주화운동을 폄훼했다고 난리를 치고, 다른 쪽에서는 간첩을 미화했다고 국보법(국가보안법)으로 고발을 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드라마는 그냥 드라마로 보라”며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사회의 초석”이라고 말했다.

1980년대 독재정권 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는 방송 전부터 간첩이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등 소문이 돌며 논란을 예고했다.

지난 18일 첫 방송 이후에는 간첩과 운동권 학생을 연관 지어 민주화 운동을 폄훼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가 운동권 인사들을 간첩으로 몰아 고문했던 폭력에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공개된 1·2화에서는 간첩인 수호(정해인 분)를 운동권 학생으로 오인해 기숙사에 숨겨주는 영로(지수)의 모습이 담겼다. 또 안기부 요원이 간첩을 쫓는 임무를 수행하다 죽은 동료의 죽음에 분노하며 수호를 체포하려는 내용도 나왔다.

방송 전 열린 ‘설강화’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조현탁 PD는 “군부정권과 대선정국이라는 상황 외에 모든 인물과 기관 등의 설정은 모두 가상의 창작물”이라며 허구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위근우 평론가는 SNS에 “시대 배경이라는 건 무슨 벽지처럼 쓸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민주화 운동가들을 빨갱이, 간첩으로 몰아 가두고 죽이는 방식으로 군부정권이 유지됐는데 간첩 캐릭터가 한국 민주화 운동과 엮이는 게 어떻게 마냥 역사와 분리된 가상의 서사가 될 수 있느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진보 성향 일부 정치권 인사들도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논란을 차치하고, 역사를 다루는 창작물을 다룰 때는 좀 더 신중했어야 하는 시각도 있다.

영화 ‘비스티보이즈’, ‘소원’, ‘터널’의 원작자로 유명한 소재원 작가도 SNS에 ‘설강화’ 논란과 관련해 이런 취지의 글을 남겼다.

소재원 작가는 자신이 5·18을 주제로 글을 쓰지 않는 이유에 대해 “그 시절을 감히 내 머리와 가슴만으로 쓴다는 사실이 버겁고 대중을 향한 배신과 같이 느껴졌다”며 “다른 누군가가 이슈와 자극적 소재, 인기, 시청률, 관심을 위해 집필한다고 해도 나만은 그러면 안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한편, ‘설강화’ 방영을 중지시켜달라는 국민청원에는 이날까지 33만여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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