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성종의 국가경영
[신간]성종의 국가경영
  • 석지윤
  • 승인 2021.12.2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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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은 어떻게 성군이 되었나
국정 운영 방식·태도 초점
지도력 등 다양한 면모 제시
성종의 국가경영
방상근 지음/ 지식산업사/ 436쪽

세종과 다른 성종의 면모와 그 지도력을 보여주면서 성종이 어떤 리더인지를 조명했다. 저자는 정치리더십론을 바탕으로 15세기 조선왕조의 안정을 이끈 성종 리더십의 요체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지금까지 역사학과 철학, 정치학계의 성종시대 연구에서는 사림세력과 훈구세력의 대립구도에 관심을 뒀다. 하지만 저자는 성종이 어떻게 현실을 인식하고 진단했는가에 초점을 둔다. 곧 성종은 세조대 퇴락한 풍속을 청산하고자 ‘교화敎化’라는 정치개혁의 과제를 설정하고 시행에 옮겼다는 것이다. 이로써 사림과 훈구의 갈등으로 이해되어 왔던 현석규 탄핵사건을 다른 시각에서 해석할 수 있는 시야가 확보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폐비윤씨 사건도 납득될 수 있다. 교화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국모’인 윤씨의 패덕은 왕실(국가)의 품격 유지 및 존속의 위해이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성종은 문제를 파악하고 정치과제를 도출한 다음 공론정치를 통해서 교화를 추진하며 지지를 이끌어 내고자 했다. ‘수렴청정기에 경연에서 유학 이념을 학습해 가면서 자연스럽게 유교적 공론정치의 중요성을 깨달았던’ 성종은 그 일환으로 홍문관의 기능을 확대한다. 기존 연구에서는 홍문관의 언관화는 친위세력을 심으려는 이유로 보고 있지만, 저자는 국정 목표인 교화의 전파와 지지층 확산을 위한 포석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이러한 공론정치의 실상을 소상히 보여 주되, 성종이 국정을 운영하는 방식과 태도에 주목한다. 예컨대 성종은 임사홍이나 윤은로의 서용 문제를 놓고 개전론改悛論을 들어 대간과 대신의 대립을 조정하고자 했다. 개전과 경계, 감화와 형정, 인과 의 사이의 치열한 논쟁 속에서도 정치적 안정이 가능했던 것은 ‘성종의 포용력과 조정 능력 때문’이라고 본다. 이로써 ‘교화가 내세우는 심성과 내면성의 정치가 초래하는 혼란’을 피할 수 있었다는 것.

이로 볼 때 성종은 저자의 정의처럼 ‘옆에서 따라가면서 이끄는 리더’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이익집단과 세력 사이의 이해관계 조율이 요청되는 현대사회에서는 앞에서 이끄는 세종의 리더십보다는 오히려 동행의 지도자가 필요하다. 따라서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성종시대와 그의 리더십을 ‘발견’한 이 책은 학계로서나 이 시대에 던지는 반향이 크다고 할 것이다.

석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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