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인터뷰> 도예가 임경희 토연갤러리 대표
<와이드인터뷰> 도예가 임경희 토연갤러리 대표
  • 대구신문
  • 승인 2010.09.0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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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혼으로 구워낸 '막사발의 꿈'
동대구역 열차이용객 위한 오프갤러리 '호응'
보통 1천300도에서 구워지는 도자기는 흙에서 유리, 자기질로 변화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물질로 변화돼 나간다.

순수한 원래의 흙과는 전혀 다른 또 다른 존재로 환생한다. 물질 자체가 변하는 묘미야말로 도자기 제작의 핵심일 것이다.

2일 오후 동대구역 내 맞이방 2번 출구 앞에서는 지역 도예가인 토연 임경희씨의 도자기 전시회가 열려 역 대합실을 찾은 시민들의 눈길을 붙들고 있다.

휴가철 열차이용 고객을 위해 마련된 이번 오픈 갤러리는 지난 8월 1일부터 14일까지 전시가 됐지만 시민들의 호응이 높아 오는 8일까지 연장 전시되고 있다.

`막사발 이야기’라는 주제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회를 위해 2~3년간 작품 활동에 매진해 온 임씨는 생활 자기 작품을 포함, 흑과 백의 조화가 돋보이는 토연요와 여류작가 특유의 섬세함이 묻어나는 50여 점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직접 디자인부터 새겨진 문양과 바르는 유약까지 세심하게 혼을 불어넣은 임씨의 막사발은 보통의 막사발 보다는 작지만 한국의 멋스러움이 고스란히 드러난 디자인과 색감으로 미감을 자극한다.

영천시 청통면에 작업실을 두고 있는 임씨는 그저 흙이 좋아 취미로 도자기를 빚어온 것이 벌써 20념을 훌쩍 넘겼다.

임씨는 “20년전 전라도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도자기를 빚는 장인을 만난 것이 인연이 돼 지금까지 흙을 만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가마에 불을 지피고 옆에서 불을 지키며 도자기가 완성되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임씨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마치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을 애타게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이랄까.

이렇듯 도자기를 굽는 소성(燒成)의 시간은 임씨에게 언제나 설레는 기다림이다.

그는 “흙이 지닌 자유로운 점력과 부드러운 감촉을 즐기는 것은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서 도예의 빠져드는 매력 중 한 가지”라고 설명했다.

요즘 임씨는 작업실에서 수강생들을 가르치는 것과 대구산업정보대학에 출강하는 것을 제외하고 오직 작품제작에 매달리고 있다.

내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릴 한.일 교류전 앞둔 터라 더욱 분주해진 그이다.

임씨는 “현재의 저는 제 작품에 관한 끝없는 탐구와 실험을 통해 한층 더 높은 곳을 향하여 도약하는 과정에 있다”면서“기회가 된다면 국내는 물론 일본, 유럽 등지에서 전시회를 갖고 싶은게 바람”이라고 웃어보였다.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더 높은 곳을 향해 전진하는 그의 예술혼(藝術魂)은 흙과 불을 통해 진정한 도예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김덕룡기자 zpel@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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