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으로 만드는 건강한 사이버 선거문화
내 손으로 만드는 건강한 사이버 선거문화
  • 승인 2022.02.06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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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희-사이버공정선거지원단
최소희
대구선관위 사이버공정선거지원단
3월 9일에 실시되는 제20대 대통령선거를 30일 앞둔 시점이다. 정당과 예비후보자(이하 후보자) 간에는 열띤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앞선 제19대 대통령선거와 비교해볼 때 선거 유세 등 후보자들의 경쟁 방식에는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해 유권자를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며 선거운동을 하기가 어려운 요즘에는 특히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의 사이버 공간이 선거운동을 위한 좋은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돈은 묶고 말은 푼다’는 말처럼,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 공간에서의 선거 활동은 다른 어떤 수단보다 돈은 적게 들면서 여론 형성과 자유로운 의견 표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은 양면성을 지닌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활동은 자유와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악의적인 사실 왜곡과 여론 조작의 방편으로 이용될 수도 있는 것이다. SNS의 이용이 보편화되면서 이용자들은 누구나 부지불식간에 비방과 흑색선전에 노출 될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20년에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선거의 사이버 상 선거법 위반 게시물은 총 5만3904건이다. 이 수치는 제20대 국회의원선거과 비교했을 때 3.1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이번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의 위법 게시물은 선거일을 40여일 남겨둔 1월말 기준으로 약 4만4천여 건에 이르는 상황이다. 이러한 추세로 보아 대선이 끝날 즈음에는 위반 건수가 한참 더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사이버 공간이 네거티브 선거로 얼룩지고 있는 것이다.

가짜뉴스가 2016년 치러진 제45대 미국 대선 당시 선거에 주요 변수 역할을 했다는 사실과 2016년 박근혜 탄핵 당시 정치권, 미디어, 유권자 분열의 주요 원인이었던 것을 보면, 이번 제 20대 대선에서도 비방, 허위사실 공표 등의 행위들이 유권자들의 선택을 왜곡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정후보의 편이 되어 (예비)후보자나 그 가족 등을 비방하고, 선거에서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편협한 목적의식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는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더욱이 사이버 공간에서의 네거티브 공방이 뜨거워질수록 정당 간 정책 경쟁은 사라질 것이다. 여느 선거보다 정책 경쟁의 필요성이 더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가짜뉴스 등으로 인해 주요 대선후보의 공약은 전혀 이슈가 되지 못하고 있다. 경제민주화나 복지 공약을 놓고 후보들이 경쟁했던 과거의 대선보다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

유권자의 올바른 판단을 가로막는 사이버 상의 선거범죄를 막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와 사이버공정선거지원단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치는 인터넷 글 몇 번이 크나큰 파급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대인 만큼 선거관리위원회 차원에서의 노력은 분명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의 대표자를 뽑는 일인 만큼 ‘건강한 사이버 선거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능동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곧 치르게 될 제20대 대통령선거는 상대 후보자에 대한 허위 사실 유포, 비방 등의 흑색선전으로 더럽혀진 선거가 아닌 후보자와 그의 정책 대결로써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를 위한 훌륭한 정책을 추려내고 그 정책에 알맞은 후보자를 선택하기 위해 유권자, 즉 우리는 키보드에 더욱 무게감을 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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