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상임고문을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로 전략 공천했다. 아울러 이 고문을 지방선거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해 지방선거의 진두지휘와 함께 결과에 대한 책임도 지게 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6일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인천 계양을에 이 상임고문을 후보자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인천 계양을은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지역구다.
고 수석대변인은 "최근 지도부가 이 상임고문에게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직접 출마해줄 것을 요청했고, 그에 대해 이 상임고문도 동의했다"며 "계양을에 출마하는 동시에 선대위의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을 맡기는 것으로 오늘 비대위가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윤호중·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출마 요청에 대해 이 상임고문이 이번 선거에 직접 출전해 진두지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그간의 소통 상황을 설명했고, 이에 모든 비대위원이 별도의 찬반 의견을 내는 절차 없이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상임고문은 지난 3·9 대선에서 패배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다시 정치 일선으로 복귀하게 됐다. 보통 대선 패장이 일정 기간 동안 잠행의 시간을 갖는 관행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이른 복귀다.
그는 대선 패배 이후 자택에서 두문불출하면서 지냈으나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열리는 6·1 지방선거의 승부처인 수도권 판세가 불리하게 흘러가자 당 내부에서 '이 상임고문 차출론'이 힘을 받았다. 이 상임고문도 측근들을 포함한 여러 인사들로부터 찬반 의견을 두루 전달받으며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낸 이 고문이 경기 성남 분당갑이 아닌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는 것은 명분이 약할 수밖에 없다. 당내에서도 이 부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다 국민의힘에서도 건국 이래 최대 치적이라고 자부한 대장동이 있는 분당갑을 두고 당선이 보장된 계양을에 출마하는 것은 검경 수사에 대비하기 위한 꼼수라는 주장을 내놨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이 상임고문 인천 계양을 전략 공천에 대해 "어떻게든 (이 상임고문이) 원내에 입성해 본인 수사를 방탄(防彈)하려는 것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고 수석대변인은 "인천 계양을도 녹록한 곳은 아니라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면서 "이 상임고문이 전체 선거판을 리드해야 하기 때문에 계양을에서 원내 입성을 반드시 성공시키고 인천과 여타 지역에까지 그 효과가 미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은 성남 분당갑 보궐선거에는 김병관 전 의원을 공천했다. 김 전 의원은 분당갑에서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지난해 총선에서 재선에 도전했으나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에게 석패했다. 창원 의창에는 김지수 지역위원장을 공천했다.
장성환 기자 newsman90@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