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영제3년> 대구시내버스를 말하다
<준공영제3년> 대구시내버스를 말하다
  • 김도훈
  • 승인 2009.02.16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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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 전국 첫 시내버스 운행
무료환승제 시행... 시민들 대환영
오는 19일로 대구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도입 3년을 맞는다. 준공영제 도입 후 이용객 증가와 서비스 개선 등 각종 성과가 나타나면서 대중교통 중심의 도시교통체계 구축 기반도 점차 다져지고 있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그러나 시의 예산 지원 규모가 해마다 증가하는데 따른 ‘돈 먹는 하마’라는 오명은 얼른 털어버려야 할 과제다.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 세 돌을 맞아 대구 시내버스를 진단한다.<편집자 주>

<글싣는 순서>

上. 대구 시내버스의 어제와 오늘
中. ‘착해진’시내버스, 문제는 없나
下. 문제점은 도약의 계기로…

직장인 A씨는 전날 회식 때문에 회사에 차를 두고와 이날 출근은 시내버스를 이용했다. 버스를 이용한 지 거의 5년 만이다. 시내버스 도착을 알리는 전광판이며 달라진 요금, 처음 보는 ‘급행’버스 등 오랜만에 이용하는 버스는 많이 바뀌어 있었다.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도입됐다는 뉴스는 많이 봤지만 정말 오랜만에 버스를 타보니 옛날과는 확연히 바뀐 부분이 많았다.

△전국 최고의 역사, 대구 시내버스

우리나라 최초의 시내버스 운행은 대구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대구시 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대구에 시내버스가 운행된 것은 1920년. 90년이 다 돼간다. 이 시절 서울, 평양, 부산 같은 대도시 대중교통수단은 전차·택시가 유일했다.
그러나 당시 대구는 영남 내륙의 중심도시로 인구는 해마다 크게 늘어갔지만 전차가 운행되지 않았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한 일본기업인이 나섰다. 대구호텔 주인 ‘미촌옥 차랑’씨가 시민들과 호텔 고객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1920년 정기 버스노선을 개설, 시내버스 영업을 시작하게 된 것.

당시 동아일보 1920년 6월7일자는 ‘대구호텔 주인 미촌옥 차랑’씨의 주선으로 당국에 허가 신청중이던 전차 대용의 시내 자동차 경영을 지난 3일 당국에서 허가, 7월 8일부터 실시한다’고 적고 있다.

처음 4대가 도입된 대구시내버스는 대구역을 중심으로 시내 각 방향을 비롯, 북으로는 팔달교, 동으로는 동촌교 외곽까지 통행했다. 곳곳에 정류소가 설치됐으며 전차와는 달리 중도에서 타고 싶은 사람이 손만들면 정차해 손님을 태웠다. 시내버스는 이후 2년 동안 운행되다 적자를 거듭했던 대구호텔이 매각되면서 운행이 중단됐다.

그후 대구에 다시 시내버스가 등장한 것은 1928년 7월. 지금의 시청 격인 대구부청은 날로 늘어나는 시민들을 위해 운행 중단 6년 만에 20인승 대형버스를 도입 운영했다.

시민들은 대형버스를 보자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젊은 안내양이 동승하면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노선의 변화

90년의 세월 동안 대구 시가지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대구 읍성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시가지는 중구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퍼져나갔고 ‘변두리’라 불렸던 곳곳에는 신규 개발지역이 형성, 크게 팽창했다. 시내버스 노선도 이런 변화에 맞게 조정됐다.

그러나 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버스 노선 변경은 주로 민원에 의해 이뤄졌다. 기존에 운행되던 노선에서 버스를 빼서 신규 개발지역에 공급하거나, 노선을 우회·연장하는 등의 방법이었다. 이렇다 보니 시내버스 노선은 도시가 팽창할수록 구불구불해지고 길어졌다.

또 한정된 버스를 이용, 많은 구간을 운행하다 보니 배차간격은 길어졌고 신규 개발지 주민들은 항상 공급 부족을 호소했다.

1998년 대구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간선·지선체계 개념을 도입하는 등 대대적인 노선개편에 착수, 버스의 정시성과 신속성을 이전보다 크게 향상시켰다.

그러나 이에 따라 각종 민원도 잇따랐다. 노선 개편으로 시내버스 공급이 늘어나 편리해진 지역도 많았던 반면 노선 직선화에 따라 노선의 굴곡 지점에 위치한 곳이나 수요에 비해 노선이 많았던 지역 등은 상대적으로 시내버스 공급이 줄어들면서 환승을 요하는 불편이 야기됐다.

이 같은 문제점은 지난 2006년 시가 시내버스 공동배차제를 폐지하고 준공영제를 도입하면서 한차례 더 개편됐다.

급행 간선노선을 신설하고 무료환승제를 도입하는 한편 노선도 대폭 조정했다. 노선 개편 핵심은 굴곡노선을 직선화하고 지나치게 길었던 단일노선을 짧게 잘랐다. 버스노선은 급행간선과 순환선, 간선, 지선 등 기능별로 구분했다.

또 3개 급행간선 노선을 신설, 지하철이 통과하지 않는 동구 팔공산 동화사∼달서구 성서, 북구 동서변(칠곡 3지구)∼달성군 가창, 북구 칠곡 동명∼수성구 지산·범물지역을 연결했다. 승강장 간격을 1.5∼2㎞로 유지하고 급행간선버스 전용 승강장을 기존노선의 40% 정도로 새로 설치해 노선별 운행 시간을 10∼20분 정도 앞당겼다.

△노선체계와 노선번호

시내버스 노선망 설계는 다수 이용객의 편의와 지역 간 서비스의 형평성을 고려하게 된다. 현행 대구 시내버스 노선은 크게 급행간선과 순환선, 간선, 지선 등 기능별로 구분된다.

3개 노선의 급행간선은 지하철이 통과하지 않는 동구 팔공산 동화사∼달서구 성서, 북구 동서변(칠곡 3지구)∼달성군 가창, 북구 칠곡 동명∼수성구 지산·범물지역을 연결했다.

순환선은 도심을 통과하지 않고 도시를 원 모양으로 순환하는 4개 노선(순환2, 순환2-1, 순환3, 순환3-2)으로 간선, 지선, 지하철 등과 연결한다.

간선은 도심과 부도심 및 시외곽을 연결하는 64개 노선이며, 지선은 주거지와 소지역 생활권(학교, 관공서, 상권)을 연결하는 짧은 33개의 노선이 운행된다.

시내버스 행선판에도 기능별 색을 다르게 했다.급행 간선은 적색, 간선 푸른색, 지선 노란색, 순환선 녹색 등이다. 노선번호는 부여방식은 급행 간선과 순환선의 경우 ‘급행’이나 ‘순환’ 뒤에 축별 고유번호인 ‘1, 2, 3’ 등이 붙는다.

간선은 대구를 10개 권역으로 나눠 고유번호를 부여, 출발지와 경유지·도착지 권역별로 세자리를 조합하는 방식이다.

권역별 고유번호는 0번 중·남구, 1번 동구, 2번 서구, 3번 북구, 4번 수성구, 5번 성서·다사, 6번 월배, 7번 칠곡, 8번 안심·하양, 9번 시지·경산 등이다. 주 노선에서 갈라지는 가지 노선의 경우 부여된 번호에 ‘-1’이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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