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언어 등에 대한 인식 조금씩 변화
통신언어 등에 대한 인식 조금씩 변화
  • 윤정혜
  • 승인 2010.10.0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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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메르디앙이스턴카운티. 아파트 이름이 무려 12자나 된다. 더욱이 발음조차 쉽지않은 외래어다.

이와 비슷하게 길거나 발음하기 어려운 아파트 이름은 끝도 없이 많다.

공기업 이름도 외래어가 많은데다 흡연자들의 손에 들려있는 담배 이름 역시 우리말 이름을 찾아 보기 어렵다.

대구 동성로에 있는 수많은 상점들의 상호도 외래어 일색인데다 출처조차 불분명한 이름도 상당수다.

9일은 564돌을 맞는 한글날이다. 하지만 이처럼 한글날 이름이 무색할 정도의 외래어 난립이 일상화 된지 오래다. 그러다 보니 이젠 문제 의식을 제기하기 보다 생활 속에 파고든 외래어를 정확하게 사용하자는 식으로 한글에 대한 인식마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급속히 확산된 인터넷 통신언어 역시 마찬가지다.

10년이 가까워 오는 만큼 인터넷 통신언어의 비판이나 규범을 따지기 전에 이를 우리가 쓰고 있는 현실의 언어로 받아들이고 비속어사용을 자제하는 식으로 한글에 대한 인식을 달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최근 추세다.

대구대 국어국문학과 이정복 교수는 초기엔 인터넷 통신언어 사용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지만 지금은 의사전달에 재미를 더하고 편안한 의사소통을 위해 쓰이는 인터넷 언어를 인정해야 할 때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교수는 인터넷 통신언어가 일상어의 규범에서 벗어나 있고 새로운 표현들이 많이 쓰이며 용법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통신 언어를 쓰지 않는 사람들에겐 낯설고 불편하며 이 언어가 한국어 파괴의 주범으로 인식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누리꾼들은 통신 언어를 경제성, 표현성, 오락성, 유대성, 심리적 해방성의 뚜렷한 동기와 기능에서 효과적으로 쓰고 있다며 이제 정착 단계에 이른만큼 재미있고 편안하게 의사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분도 인정해야 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스마트폰인구 확산에다 인터넷 인구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인터넷 통신언어를 비난만 하기는 어려운 만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통신언어를 보는 바른 시각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더불어 이 교수는 통신언어가 한글파괴란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해서는 비속어 사용을 자제해 ‘싸움과 대립’의 공간에 사용되는 언어가 아니란 인식을 심어줘야 하며 특히 ‘무개념 김 여사’, 된장녀, 개똥녀 등 여성을 공격하기 위한 남성들의 폭언 역시 자제돼야 할 것이란 충고도 빠트리지 않았다.

이처럼 이 교수의 주장과 같이 한글 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는 통신언어의 인식이 빠르게 변화되는 것과는 별도로 10대를 중심으로 한 일상에서의 언어 사용에 대한 바른 교육은 지속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대구시교육청 한준희 장학관은 “중고생들 가운데 상당수가 통신언어 중 비속어를 일상에서도 여과없이 쓰고 있어 이에 대한 자정노력이 가정이나 학교에서 절실하다”며 “그래야만 통신언어가 가진 장점이 제대로 부각돼 한글을 오염시키는 주범이란 오명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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