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날개 잃은 대구 부동산시장
[기자수첩] 날개 잃은 대구 부동산시장
  • 승인 2022.07.1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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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 정경부 차장

대구 부동산시장이 침체일로다. 공급·입주 물량이 넘쳐나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는 적정선을 넘은 지 오래다. 여기에 전국 미분양 주택의 25%를 차지하고 있고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 폭도 전국 최상위권이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지만 대구 부동산시장 추락에는 날개가 없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0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달 5일부터 대구 등 일부 지역에 대한 규제지역을 조정하기로 의결했다.

대구는 '조정대상지역'에서 지난 몇 년 동안 집값이 대폭 상승한 수성구만 남고 나머지 지역은 모두 해제됐다. 또 대구에서 유일하게 '투기과열지구'로 묶여있었던 수성구가 이번에 풀렸다.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해제 지역에 모두 포함된 대구는 규제지역 해제가 논의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을 때부터 유력한 후보지로 언급돼왔다. 수년간 이어진 공급 과잉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미분양이 나오면서 '미분양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데다 매매가가 무섭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구시는 물론 지역 국회의원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찾아가 대구의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사실 대구 부동산시장 침체 경고음은 지난해 초부터 울리기 시작했다. 공급 폭탄 우려 속에 청약률·매매가 하락과 미분양 사태가 예견됐다. 2020년 12월 대구 전역의 조정대상지역 지정도 한몫했다.

대구지역은 2018년 2만902가구, 2019년 2만6천970가구, 2020년 2만9천960가구, 2021년 2만4천268가구가 공급되며 4연 연속 2만 가구를 넘겼다. 또 작년 1만5천904가구가 입주했고 올해 2만934가구, 2023년 3만2천530가구, 2024년 2만197가구 입주가 예정돼 수급의 관점에서 시장이 소화할 수 있는 적정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당시 부동산 전문가들의 우려 시선에도 불구하고 대구 분양시장에서는 계속 물량 공급이 이어지며 결국 올해 들어 무더기 청약 미달과 대규모 미분양 사태에 이르렀다.

수요와 공급이 작용하는 시장은 언제나 정직하게 움직인다. 특히 부동산시장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청약률과 집값 상승이 불가피하다. 반대로 공급이 수요보다 과도하게 많으면 집값 하락과 미분양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대구 부동산시장 하락은 1주택자에게 불안감을 던져주고 있다. 최근 매매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일부 아파트 매매가의 경우 몇 달 전에 비해 수천만 원에서 수억원까지 하락하는 경우도 있어 집 한 채가 전부인 1주택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의지가 무관하게 가만히 앉아서 눈물을 흘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에 대구지역이 지난 5일부터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지정(수성구 제외)에서 해제되면서 대출·세제·청약 등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게 돼 냉각돼 있는 지역 부동산시장이 다시 활기를 띨지 주목된다.

다만 공급·입주 물량 과다와 6천816가구(5월 말 기준)나 되는 미분양으로 인해 꽁꽁 얼어붙은 대구 부동산시장이 언제 녹게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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