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죽이는 ‘벚나무사향하늘소’ 주의보
가로수 죽이는 ‘벚나무사향하늘소’ 주의보
  • 정은빈
  • 승인 2022.07.2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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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 일대서 피해 확인
노령 벚나무에 서식하는 해충
유충 한마리당 가해면적 160㎠
나무 쓰러지면 2차 피해 유발
구청, 긴급 방제조치 등 대응
벚나무-세로
대구 수성구 시지동 한 도로에 식재된 벚나무 여러 그루에서 벚나무사향하늘소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 정은빈기자

왕벚나무 고사 주범인 ‘벚나무사향하늘소’로 인한 가로수 피해가 국내외에서 속출하는 가운데 대구 수성구 일대에서도 피해 사례가 확인됐다.

25일 대구 수성구 시지동 매호천 인근 도로. 가로수 20그루 가운데 4그루에 톱밥처럼 생긴 나무 가루가 기둥 중간부터 바닥까지 흩어져 있었다. 기둥 군데군데 크고 작은 구멍이 났고 수액도 맺힌 상태였다. 벚나무사향하늘소가 남긴 흔적이다. 한 주민은 “애벌레가 나무 안에서 구멍을 뚫고 나와 나무가 다 죽어간다. 5그루 정도에 이런 상처가 났다”라고 했다.

수성구청에 따르면 지난 5월 말부터 이 일대에서 벚나무사향하늘소 피해가 확인됐다. 수성구청은 “나무에 개미가 많이 꼬이고 톱밥이 많다”는 민원에 현장을 조사한 결과 벚나무사향하늘소 성체를 발견했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피해 규모는 다 파악하지 못했지만 우선 2그루에서 벚나무사향하늘소 애벌레가 나무를 파먹고 나온 흔적을 확인했다”면서 “해당 일대에 큰 벚나무가 많아서 피해목이 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벚나무사향하늘소는 수세가 약한 노령 벚나무에 주로 서식하는 해충이다. 성충은 7월 초순 나타나 8월 말까지 활동하며 7월 중 줄기나 가지 틈에 알 1~6개를 산란한다. 10일 정도 지나면 유충으로 부화하고 2~3번의 월동을 거쳐 번데기가 된다. 유충은 수피 아래 형성층을 섭식하며 살다가 월동 전 수분 통로인 목질부로 파고드는데, 유충 한 마리당 가해 면적은 40~160㎠로 추정된다.

벚나무사향하늘소 피해 사례는 전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경북 영천시는 벚나무사향하늘소가 수년간 지속해 출몰한 서문육거리~시청오거리 구간 왕벚나무를 지난 3월 제거했다. 지난해에는 서울의 벚꽃 명소인 여의도 윤중로에서 피해가 발견돼 환경 당국이 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 들어 피해가 증가한 건 따뜻해진 겨울철 날씨 영향으로 보인다. 유충의 월동 사망률이 낮아졌고, 성충 활동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벚꽃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식재가 늘어난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성충으로 자라는 데 2~3년이 걸리는 데다 노령 벚나무가 늘어날 예정인 만큼 피해도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름철 벚나무사향하늘소 습격으로 약해진 가로수가 9월 태풍으로 꺾이거나 쓰러지면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수성구청은 우선 피해목 2그루를 대상으로 긴급 방제 조치하고, 가지치기 작업을 했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피해목은 쇠약해진 상태로, 고사하지는 않았다. 성충일 때는 방제 효과가 떨어진다고 해 우선 최대한 조치해 놓고 내년에 방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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