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곡정수장 질식사고 원인은‘ 황화수소’
죽곡정수장 질식사고 원인은‘ 황화수소’
  • 정은빈
  • 승인 2022.07.28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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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농도 1천48ppm 검출
법정 기준치 69배 넘는 수준
‘시안화수소’는 미검출 확인
경찰, 침전물서 자연발생 추정
“사실관계 확인 뒤 피의자 검토”
3명(1명 사망·2명 부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구 달성군 죽곡정수사업소 질식사고의 원인 물질이 ‘황화수소’라는 감정 결과가 나왔다. 당시 정수사업소 저류조의 황화수소 농도는 법정 기준치의 69배를 넘는 수준으로 드러났다.

대구경찰청은 28일 질식사고 현장에서 황화수소 1천48ppm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사고 당일인 지난 20일 오후 2시께 정수사업소 슬러지(침전물) 저류조에서 기체를 포집해 감정한 결과다. 당초 원인 물질로 알려진 ‘시안화수소’는 검출되지 않았다.

숨진 청소 용역업체 직원 A(70)씨 혈액에서도 황화수소가 검출됐으며, 시안화수소는 나오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황화수소는 단백질 가운데 황을 가진 아미노산이 분해되면 생성되는 유독성 기체로, 밀폐공간에서 질식사고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꼽힌다.

현행법상 황화수소 허용 기준은 단기간 노출 시 15ppm, 8시간 근로 시 10ppm 이하로 관리되고 있다. 사람이 500~700ppm 농도에 30분~1시간가량 노출되면 의식불명에 빠질 수 있고, 1천ppm 이상 환경에서는 몇 분 안에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황화수소가 침전물에서 자연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문헌을 보면 하수구와 같이 산소가 부족한 장소에서 유기물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될 때 생성되는 물질로 보이며, 찌꺼기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라며 “정확한 작업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사고는 지난 20일 오전 9시 45분께 낙동강 물 정수 과정에 생기는 침전물 등을 모아두는 저류조 지하 2층(깊이 2.5m)에서 청소 작업을 하던 과정에 발생했다. 당시 인부 2명과 공무원 2명 총 4명이 투입됐으며 이 가운데 3명이 저류조 안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중태에 빠졌던 정수사업소 공무원 2명 가운데 B(50)씨는 상태가 호전돼 일반 병동으로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청소 용역업체 관계자와 정수사업소 관계자들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안전 의무·수칙 준수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수사 중이다”라며 “아직 피의자로 전환한 사람은 없으며 사고 관련자를 대상으로 사실관계부터 확인한 뒤 과실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것인지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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