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침묵의 살인자’ 일산화탄소 주의보
겨울철 ‘침묵의 살인자’ 일산화탄소 주의보
  • 정은빈
  • 승인 2022.10.1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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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최근 5년간 50건
숙박업·아파트 경보기 의무설치
단독주택 등 사각지대로 남아
“사고 위험 건물 환기구 설치 유도
노인 가구 휴대용 감지기 보급을”
기온이 떨어지고 보일러 사용이 늘어나면서 가스 안전사고가 잇따른다. 전문가들은 사고를 줄이기 위해 위험성이 높은 건물의 구조적 미비점을 보완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13일 한국가스안전공사 ‘가스사고 연감’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대구·경북지역에서 발생한 가스사고는 50건으로 집계됐다. 대구 12건, 경북 38건이다. 전국 발생건수는 496건, 이 가운데 가스 누출·중독사고는 142건(25.3%)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각지에서 일산화탄소(CO) 누출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 가스보일러를 사용하는 경북 포항 한 모텔에서 투숙객 3명이 숨졌고, 같은 날 기름보일러를 쓰는 전북 무주 한 단독주택에서는 일가족 5명이 숨졌다. 이들은 모두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산화탄소는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석탄이나 석유 등 연료가 탈 때 발생하는 독성 가스다. 냄새가 없고 눈에 보이지 않는 특성 탓에 경보기가 없다면 누출을 감지하기 어려워 이른바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특히 난방기를 자주 사용하면서 환기를 잘 하지 않는 겨울철에 사고 위험성이 커진다.

지난 2018년 12월 고등학생 3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친 강원도 강릉 펜션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를 계기로 2020년 숙박시설과 아파트 등에 대한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단독주택 등은 설치 사각지대로 남았다.

정기 점검을 받는 가스보일러와 달리 기름보일러는 사용자에게 점검을 맡기는 점도 지적 대상으로 지목된다. 기름보일러는 연소 부산물이 많아 가스보일러보다 일산화탄소 유출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경보기 설치를 법으로 강제하기보다 사고 위험성이 있는 건물에 환기구 설치를 유도하고, 어르신이 있는 가구를 중심으로 휴대용 일산화탄소 감지기를 보급하는 식으로 예방법을 홍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영상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학과 교수는 “보일러실과 방이 붙어 있는 주택 등 구조적 위험이 있는 건물은 보일러가 가동되는 곳에 환기구를 설치하고, 일산화탄소가 스며들 수 있는 벽이나 바닥의 틈을 막는 게 기본적으로 필요하다”라며 “산소가 충분하면 연소 과정에 이산화탄소(CO2)가 나오니 환기를 잘 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당부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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