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예고도, 매뉴얼도 없어…공습경보에 울릉 주민들 '혼란'
사전 예고도, 매뉴얼도 없어…공습경보에 울릉 주민들 '혼란'
  • 오승훈
  • 승인 2022.11.0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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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일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경북 울릉군 일대에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하지만 사전 예고도, 관련 매뉴얼도 없었던 탓에 정작 주민들 상당수가 경보가 울리는 영문을 모르는 어이없는 사태가 일어났다.

행정안전부가 이날 오전 8시 55분께 울릉도 일대에 공습경보를 발령하면서 울릉군 전역에 사이렌이 울려퍼졌다. 그런데 사전 예고가 없었기 때문에 난데없는 사이렌에 주민들과 공무원들이 우왕좌왕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한 사이렌인 줄 알고 묵념하는 주민들도 더러 있었다.

주민들과 공무원들은 “사이렌이 울리고 얼마 후에야 북한 미사일 때문에 경보가 울렸다는 걸 알고 지하로 대피했다”라며 “상황 설명도 없이 사이렌만 울리니 미사일 때문인 줄은 상상도 못했다”라고 입을 모았다.

울릉군이 공습경보에 즉각적으로 대비할 매뉴얼을 갖추고 있지 않았고, 관련 훈련도 제대로 진행한 것이 없어 벌어진 소동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울릉군 등에 따르면 공습경보 등 위기 상황에 대한 매뉴얼은 행정안전부의 지침을 따를 뿐 지역 특색에 맞게 설계된 것은 없다.

이 때문에 사이렌이 울린 후 울릉군이 이유를 인지하고 관계 공무원들이 소집돼 비상회의를 진행, 주민들이 공습경보 이유를 알기까지 20여 분이 걸렸다. 분초를 다투는 실제 상황에서 있어서는 안될 늑장 대처였다.

도동 주민 A 씨는 “실제 상황이었다면 영문도 모른 채 큰 화를 입을 뻔했다. 한국, 울릉군의 재난 매뉴얼이 얼마나 허술한지 단적으로 보여준 예”라며 “지난 8월 ‘을지훈련’을 치렀으면서도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건 매우 실망스럽다”고 힐난했다.


오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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