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자원봉사자 二心同體'됐네"
"장애인.자원봉사자 二心同體'됐네"
  • 이지영
  • 승인 2009.02.18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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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서구청 운영 '사랑의 토요학교' 40여명 졸업식
“선생님 제가 운전면허 따면 우리 바다 보러가요.”

18일 오전 대구시 달서구청 강당 앞에서 색연필로 그린 그림과 삐뚤삐뚤한 글씨체로 쓴 그림일기 여러 점이 걸려 있었다. 강당 안쪽에는 지점토로 빚은 다양한 작품도 전시돼 있었다.

달서구청은 이날 지난 한해 동안 중증 장애인들의 사회 적응을 돕고 재활 의지를 심어주기 위해 사회복지법인 전석재단이 운영한 ‘사랑의 토요학교’ 졸업식을 열었다.

몸이 불편한 1~3급 장애인 20명과 이들의 특별한 친구이자 자원봉사자 20여명, 졸업식에 힘찬 박수를 보낼 학부모와 가족들도 졸업식을 빛냈다.

이들이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3월. 사랑의 토요학교에 입학원서를 내면서 부터다.

이들의 처음 수업은 서먹하기 그지 없었다. 인사만 나누고 멀쑥하게 자리만 지키기를 수 주,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수업은 대부분 사회적응 프로그램들로 진행됐다. 장애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은 각각 한명씩 짝꿍이 돼 율동배우기, 웃음치료, 그림그리기, 요리, 친구와 가족에게 편지쓰기, 야외활동 등을 함께했다.

지난해 5월에는 미니체육회를 열고 여름에는 1박2일로 수학여행 떠났다. 9월에는 K2공군기지를 찾아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가족들의 걱정을 뒤로 하고 2박3일로 제주도로 떠났다. 휠체어를 이끌어주며 함께 요리를 하면서 이들은 더욱 단단한 우정을 만들었다.

자원봉사자 정자림(여·21)씨는 “처음에는 장애인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다가서기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함께하는 시간이 즐거웠다”며 “제주도에서 짝꿍이 맛있는 김치찌개를 끓여주기도 했다”고 자랑했다.

졸업식은 올해가 18회째다. 매년 장애인 학생 20여명과 1년간 이들의 손발 이 돼 준 자원봉사자 20명 등 40~50명이 수료증을 받고 있다.

특히 이날은 ‘사랑의 토요학교’ 1회 졸업생인 지체장애 2급 이대웅(41)씨가 졸업식장을 찾아와 후배들의 축하해줬다. 이씨는 “18년 전 사랑의 학교를 통해 사회에 대한 두려움을 버릴 수 있었다”고 했다.

식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이들의 우정은 빛났다. 상장을 받으러 나올 때나 들어갈 때면 어김없이 두 손을 꼭 잡았고 기다리는 동안에도 쉴 새 없이 귓속말을 했다.

행사의 마지막인 교가 ‘사랑으로’를 부를 때는 이별의 아쉬움에 참았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동생 김기춘(37)씨의 가족인 누나 김길순(41)씨는 “동생이 사랑의 학교를 다니면서 점점 웃음이 늘어갔다”며 “이들의 인연이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이어졌으면 한다”고 미소를 머금었다.

달서구 주민복지과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앞으로도 계속 개발하고 있다”며 “올해 21기가 될 학생들을 모집해 좋은 인연을 만들어 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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