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가유문화와 달구벌] 일기·예술작품처럼 자신의 삶·꿈 돌에 새겨
[신가유문화와 달구벌] 일기·예술작품처럼 자신의 삶·꿈 돌에 새겨
  • 김종현
  • 승인 2022.12.1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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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거석들이 후손들에게 던지는 메시지
300만 년 전 지구촌 최초 인류
생존·사회·정치 활동에 돌 사용
돌에다 비·풍년·무병장수 기원
거대 돌무지 만들어 단합 과시
선인들 고고학적 유적·유물 많아
동짓날 해 뜨는 방향 석굴암 배치
하늘의 천기 알고자 첨성대 세워
인류최초 신용화폐로 ‘돌’ 사용
돌
서태평양 캐롤라인제도 야프 섬의 돌 화폐(스톤 머니)

◇선사시대 사람들이 남긴 메시지돌(messagestone)

대략 300만 년 전에 지구촌 아프리카에 최초로 인류가 출현한 뒤에 가장 흔하고 손쉽게 구할 수 있었던 돌(재료), 그 사용처를 살펴보면 i) 먹거리를 마련하는 수렵취재에, ii)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식생활에, iii) 동물로부터 생존을 위한 사회활동에, iii) 문화와 종교 및 정치활동에, iv) 자신의 삶과 꿈(예술, 학문 등)의 기록에 썼다. 수렵취재에선 돌을 던져 열매따기, 날(들)짐승 잡이 덫과 함정 만들기, 물고기 잡이 고샅 설치, 맹수방어(사냥) 장벽을 위한 돌담 쌓기, 사냥용 돌도끼 혹은 돌칼(화살촉), 농경용 땅 고르게, 땅 파게, 구멍 파기 등, 식생활 용기로는 돌솥, 돌 삼발, 돌 접시, 돌밥그릇, 돌절구, 갈돌 등과 불을 만들어 보관하는 부싯돌, 돌화로(돌화덕), 구들 판돌 등에도 쓰였을 것이다.

사회활동에 있어서는 돌장난감, 선물용 조약돌, 몸치장용(문지르기, 돌가루 바르기), 치료용 약돌(찜질, 마시지, 통증지압) 등, 물물거래 수치계산용 셈 돌(算磊) 혹은 돌 화폐(石錢, stone money) 이외에도 소유표시(token stone), 화해 혹은 계약증표(reconciliation-contract stone), 거주지(국가) 경계표시(境界石. milestone), 족휘 돌(族徽, totem stone), 해 그림자 바위(stone clock), 태양신전에서 해묶기 바위(束日巖)에도 쓰였다. 종교정치에는 제단돌쌓기(積石祭壇), 승전기념 돌탑쌓기, 거석신전(巨石神殿, mega-lithic temple), 돌무덤(고인돌)만들기, 돌쌓기 무덤방 만들기(積石槨) 등이 있었다.

오늘날 일기기록이나 예술작품처럼 자신의 삶과 꿈을 돌에다가 그리고, 새겨서 발자취 혹은 삶의 흔적(洞窟巖刻畵)을 남기고자 했다. 한치 앞이 보이지 않았던 암울한 때에는 밤하늘의 달·별과 낮에 해에게 소원을 빌고자 돌에다가 일월성신·비·풍년·무병장수의 기원을 그리고 새겼(巖刻畵)다. 씨족 혹은 부족 모두의 소망을 표현하고자 힘을 모아 거대한 돌무지(積石 혹은 支石) 혹은 돌 성역(蘇塗)을 만들어 단합된 힘을 보이기도 했다.

오늘날 시계는 너무 흔해져서 길거리나 집안 화장실에도 걸려 있다. 그러나 인류가 최초로 디자인을 한 해시계(sundial)는 BC 1,500년 고대이집트 천문학에 사용했던 L-자형막대기 그림자 시계였다. 동네마다 ‘그림자 돌(sundial stone, 日影石)’을 세워 모두가 같이 사용했다. BC 1500년 이후에는 개인이 휴대할 수 있는 ‘그림자 시계(shadow clock)’를 돌이나 흙 판에 막대기를 세워 제작했다. 이렇게 고대 바빌로니아인, 그리스인, 마야인 들은 그림자로 시간을 계산했다. 르네상스시대 대학에선 벽에다가 막대기를 박아서 시간을 알렸듯이 조선시대 만들어진 소수서원 일영대(日影臺)가 아직도 사용되고 있다. 오늘날 우리 가족이 즐겁게 노는 해변해서도 ‘비치 파라솔의 그림자(beach parasol’s shadow)’로 시간을 짐작한다.

오늘날 우리들이 볼 수 있게 선인들이 돌로 만들어 남겨놓은 고고학적 유적과 유물들이 많다. BC 3000 년 전에 만들었던 이집트 거대한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는 주지의 사실이다.

신석기시대에 속하는 BC 3200년부터 BC 2500년까지 건설된 ‘몰타거석신전(Mega-lithic Temples of Malta)’이 1980년 유네스코에 주간티야 신전으로 등록되었고, 나머지 거석신전은 1992년에 추가로 등재되었다. 한반도의 선인들이 신라 때 동짓날 해 뜨는 방향으로 석굴암 등을 배치했던 것처럼 신전의 배치를 동짓날 해 뜨는 방향으로 세워 신전 깊숙한 곳까지 햇빛이 들어와 보살핀다는 신비감을 자아내게 했다. 또한 신라인들이 하늘의 천기를 알고자 첨성대를 세웠던 것처럼 BC 3100년에서 BC 2000년에 세워진 영국 윌트셔 스톤헨지(stonehenge)는 선사시대 종합기념단지에서 벗어나 1720년 윌리엄 스터클리(William Stukeley, 1687~1765)는 거석배치의 원형, 거석배치 지점, 역할(기능)을 종합해서 고대천문관측 혹은 역법(曆法, ancient calendar)을 위한 유적이라는 점에 착안해 연구를 시작했다.

알렉산더 톰(Alexander Thom, 1894~1985) 이후 오늘까지 동지(하지) 해돋이 지점(summer solstice point of sunrise), 태양의 그림자 및 고도 등을 통해서 천문학적 기초자료를 수합했다. 이를 통해 오늘날 달력처럼 1년을 365일, 1달을 30일로 그리고 4년마다 윤달을 농경사회에 이용했다는 사실을 밝혀내었다.

칠레 이스터 섬에 1250년에서 1500년 사이에 거대조각상(giant statue, 스페인어 Moai)이 세워졌다. 1722년 유럽인들이 최초 방문하여 거석조각상을 보고, 신격화된 조상으로 살아있는 얼굴(aringa ora)이란 의미로 900여 개의 거대한 조각상을 만들고 운반해서 세웠던 창조적인 위엄에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최대 거대상 아우 통가리키는 쪼그려 앉은 모양이었다. 그 무게 84.6톤, 또 하나의 미완성 작품으로는 높이 21m에 무게는 145~165톤 정도 추산되었다.

그런데 18세기 이전에 만들어진 제단 93개와 섬 안의 각종자원과 비교연구를 통해서 뉴욕주립대학교 칼 필립 리포 교수 이외 학자들은 ‘엄청난 양의 식수가 발견되었을 때 거대한 석상이 보였다’는 점에 착안해서 식수(drinking water)와 관계성을 밝혀내었다. 전문가가 아닌 우리들이 봐서도 시선방향이 식수지점(源泉, wellspring)이고, 석상들이 이고 있는 돌들은 물동이(水桶, water bucket)를 상징한다는 짐작이 간다.

우리에게 샤워실의 한 바보라는 유머로 정부의 섣부른 개입으로 경제적 경기를 뒤흔들 수 있다는 경고를 한 시카고대학교 교수 밀턴 프리드먼이 1991년에 ‘돌멩이를 돈으로 쓰고 있는 섬(The Island Of Stone Money)’이라는 논문을 통해 서태평양 캐롤라인제도 야프 섬의 돌 화폐가 세상에 알려졌다. 야프 섬은 면적 100㎢ 정도, 인구는 2010년 현재 1만1천380명이고, 최고 높은 산은 178m으로 되어 있다. “먼 섬에서 채석되어 둥근 동전모양으로 만들어진 큰 돌이 야프 섬에는 돈으로 사용되고 있다(Large stones quarried and shaped on a distant island were used as, money on the Island of Yap).”고 논문에 소개하면서 세계최초 신용화폐(credit money)로 인정받았다.

돌 돈(stone money)의 기원에 대해서는 500~600년 전에서 크게는 2천년 전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암석방사능측정 결과는 1636±200 bp(before present)와 1756±200bp로 나와서 지금부터 1천956년에서 1천436년 이전으로 볼 수 있다. 거대한 원판 돌로 되어 있어 역할에 있어서도 규모만큼 큼직했다고 한다. 작게는 부호의 결혼지참금 혹은 상속, 부족동맹 증표, 전쟁(전사자 배상) 및 정치적 거래 등에 사용되었다. 한때는 음식교환 등에 사용하다가 최근에는 집회소 혹은 동네 주변의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소유권은 공유에서 사유로 변천했다. 가치는 희생된 생명, 제작 및 운반 등에 공들인 장인정신 등으로 평가(such as marriage, inheritance, political deals, sign of an alliance, ransom of the battle dead)하는 인류최초의 신용화폐(credit money)였다.

글·그림 = 이대영<코리아미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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