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 배우자 선택 기준
[결혼이야기] 배우자 선택 기준
  • 승인 2022.12.22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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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리스토리결혼정보회사 대표 교육학 박사
평생을 함께 할 배우자를 만나는 데 있어서 배우자 선택 기준은 정말 중요하다. 사람에 따라서 선택의 기준은 다양하다. 외모 학력 직업 경제력 성격 종교 가치관 취미 등 많은 것을 본다. 요즘 신세대들은 개성이 강하다. 이러한 기본적인 조건뿐 아니라 유머와 센스가 있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인간미나 정서적인 감성까지 요구한다. 예전에는 남성의 경우 여성의 외모를 중시하고 여성은 남성의 능력을 우선으로 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요즘은 그렇지도 않다. 남녀 간에 이상형을 보는 기준에 큰 차이가 없다. 남성도 여성의 능력을 보고, 여성도 남성의 외모를 꽤나 중요시 한다. 모 결혼정보 회사에서 미혼 남녀 25세 이상 39세 이하 1000명에게 배우자 선택 우선순위 설문조사를 했다. 1순위가 성격, 2순위가 외모, 3순위가 경제력이었다. 내적 조건이 단연 우위이지만 외적조건도 상당히 중시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일생에 한 번의 선택이 자신에게 행복이 될 수도 있고 불행이 될 수도 있다. 배우자 될 사람의 성격이나 인간미를 배제한 채 섣불리 눈에 보이는 외적 조건에 콩깍지가 씌어 나중에 후회를 하는 사람도 많다. 조건이나 외모도 중요하지만, 인간은 감정 교환을 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서로 공감할 수 있고 소통이 되는지 다양한 기준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

자라온 환경과 문화에 따라서 가치기준이나 행동양식도 다르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혼사를 앞두고 집안의 가풍과 부모님이 어떤 사람인지 가정환경에 주안점을 두기도 했다. 사람의 인격형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오랜 시간 동안 익숙한 습관과 경험에 의해 형성이 되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서울 강남에서 토박이로 살아온 30대 후반의 외모가 돋보이는 여성이 회원 등록을 했다. 그녀는 스카이대 출신에 아버지 회사에 적을 두고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었다. 일정한 수입이 없는데 부모 잘 만난 덕분에 수입차를 타고 늦은 나이에 대학원을 다니고 있었다. 아가씨의 엄마가 전화 상담을 요청했다 엄마도 강남의 부잣집 사모님답게 교양과 지성미가 철철 넘쳤다. 회원가입비를 송금하면서 성혼이 되면 거금을 주겠다고 제안을 했다. 이유인즉슨 딸이 눈이 많이 높아서 프로필만 보고 단박에 거절할 수도 있으니 양해하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이상형을 물었더니 딸의 수준에 맞게 알아서 해달라고 했다.

일류 대학 출신에 미모의 부잣집 딸이지만, 결혼 적령기를 훨씬 넘었고 직업이 없는 핸디캡을 갖고 있는 골드미스다. 외모를 우선으로 하는 남성을 공략해야 하지만, 아가씨의 학벌과 환경에 걸맞은 남성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다행히 뛰어난 외모 덕분인지 의사, 변호사, 연봉 1억이 넘는 대기업 사원, 스카이대 출신의 공무원들이 맞선을 수락했다. 외모지상주의가 실감이 났다. 아가씨 엄마에게 남성의 프로필을 보내면 딸에게 상의해서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의외로 반전이 일어났다. 이유도 없이 딸이 모두 거절을 했다. 엄마는 계속 미안해했다. 20여 년 동안 결혼 전문가로 활동했지만, 도대체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재산이 100억이 넘는 집안의 후계자인 한 살 연하의 키 크고 잘 생긴 사업가를 추천했다. 먼저 아가씨가 맞선 볼 의사가 있다고 하면 남성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열한 번째로 추천한 남성 프로필을 보고 드디어 아가씨 엄마로부터 딸이 맞선을 수락했다는 연락이 왔다. 연하의 총각은 아가씨가 나이 많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이 아가씨의 이상형은 연하의 잘 생기고 돈 많은 백마를 탄 왕자였다. 씁쓸했다. 어떤 시어머니가 부족함이 없는 아들을 수입차를 몰며 골프나 치고 사치하는 화려한 백조 며느리에게 내주고 싶을까. 그녀는 공무원이나 샐러리맨은 아예 자신의 이상형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왜 그녀의 엄마는 딸에게 외모와 부가 배우자 선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가르치지 못했을까. 진실한 사랑으로 맺은 결혼만이 진정한 행복에 다다를 수 있다는 만고의 진리를 왜 모르고 살게 했을까.

미국의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었던 버냉키는 '좋은 배우자를 고르는 10가지' 제안을 했다. 내용을 요약해 보면, 10년 이상 살면 외모, 돈, 지위는 허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왜 그 사람을 사랑하는지, 왜 끌리는지가 중요하다. 부부는 서로 마음이 통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된다. 성실성, 책임감, 믿음, 상대방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마음,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으로 승화되기 때문이다. 외모, 돈, 집안 등에 혹해 결혼을 하는 것이라면 행복한 결혼생활을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 그녀가 운 좋게 돈 많고 잘 생긴 남자를 만나서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지만, 신데렐라가 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똑똑하고 잘생기고 돈 많은 남성은 머릿속이 텅 빈 미녀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녀가 지금이라도 생각을 바꾸어서 결혼할 만한 가치가 있는 배우자를 만나는 최고의 행운녀가 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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