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대구시 신청사 건립 논란
[대구논단] 대구시 신청사 건립 논란
  • 승인 2022.12.2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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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지방선거 때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는 ‘대구시청 이전사업의 전면 재검토’ 주장을 하다 여론에 밀려 물러섰다. 또다시 시청 이전건립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홍 시장은 자신의 SNS에서 “신청사 건립 준비를 위한 5가지 용역사업을 모두 보류한다”고 했다. “신청사를 위해 일해 오던 직원들을 타 부서로 이동 시키겠다”는 말도 했다. 대구시의회가 시장이 제출한 신청사 설계비 130억여 원을 모두 삭감한 데 따른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 홍 시장은 “신청사 건립보다 더 중요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고 했다.

그는 시장 취임 이후 신청사 건립 재원을 마련하고 시의 재정 부담을 줄이고자 청사 건립 예정지인 두류공원 부지의 60%정도를 매각하는 계획과 함께 상업시설 등을 유치하는 방안도 내놨다. 완공 시기도 2026년에서 2028년으로 변경했다. 이에 달서구의회와 지역구 의원, 일부 주민들이 신청사 부지 축소 등에 대해 신청사 건립 약속을 당초대로 이행하라면서 문제 제기를 한 것이다.

대구시의회의 설계비 전액 삭감은 달서구 출신 시의원을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알다시피 대구시 신청사 이전 계획지는 대구시민을 대표한 ‘시민참여단’에 의해 결정된 것이다. 4개 시·군이 벌인 유치 활동에 시민들을 대표할 만한 각 분야의 인물들로 구성된 ‘시민참여단’ 250명이 2박 3일간 합숙을 하면서 적격지를 선정하는 작업을 했다. 구·군에서 만든 세밀한 자료와 해당 단체장의 브리핑을 듣고 현장을 답사했다. 대구시는 2019년 12월, 신청사 건립 예정지를 확정하겠다며 관련 조례제정, 공론화 위원회 설치, 시민참여단 구성, 후보지 신청 접수, 시민참여단 평가 등의 일정을 마련했었다. 관 주도형이 아닌 시민주도형으로 신청사를 짓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청사 건립 위치가 달서구로 정해졌지만 건립주체는 어디까지나 대구시다. 대구시가 설계부터 예산 등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시청사 건립계획에 정치적 냄새가 묻어나고 있다. 선거직 정치인들이 은연중 보여주는 행태다. 시장과 대구시의회, 지역구 중앙 정치인, 달서구의회 의원들이 정치적 배수진을 치고 있는 것이다. 홍 시장은 내년에 다시 논의하자면서 청사건립을 잠정 보류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달서구는 당초대로의 건립 약속을 이행하라고 한다. 사업 주체인 대구시와 시의회가 머리를 맞대면서 최선의 대안을 찾는 과정이 필요한데 정치인들의 아집과 정치적 제스처가 보인다. 선거직인 구청장과 구의원들이 하는 행태를 보면 마땅치 않는 부분들이 있다. 시청을 달서구로 이전하는 것은 이미 시민들의 머릿속에 각인돼 있다. 홍시장도 그렇게 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건립부서 잠정 폐쇄 규탄 및 원안 이행 촉구 집회를 열었다. 달서구 갑·을·병 지역위원회, 당원들이 거들었다. 달서구청은 대구시 신청사 유치 3주년 및 달서구민의 날을 맞아 ‘신청사 유치 기념비’ 제막식을 열었다. 대구시의 부지변경 계획에 대못을 박아 두겠다는 의미가 있지만 이미 정해진 청사 이전지에서 유치기념비 제막식을 한다는 것은 정치적인 의미가 다분하다.

시청사 이전지는 시민들의 대표 집단이 대구시의 미래와 발전의 적합도를 고려, 선정한 것인데 정치인들이 아전인수격으로 말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다. 달서구 출신 대구시 의원들이 주도하여 설계비를 삭감했다고 하는데 의회에서 몇몇 의원들의 주장에 예산안 조정 없이 전액 삭감했다는 것도 이해가 안 간다. 홍 시장은 신청사 건립보다 더 중요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더 이상 신청사 건립 문제로 논쟁이 없었으면 한다면서 내년 말 예산 편성 때 다시 논의하자고 했다. 시 청사 건립을 하지 않겠다는 말은 아니지만 청사 건립에 따른 그의 생각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시청사를 달서구에 건립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 대구시민들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청사 이전 건립 문제로 대구시와 달서구가 반목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것은 양자에게 아무 실익이 없다. 시청사를 달서구에 이전하도록 했지만 그 규모 등 디테일한 건립내용은 정한 것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바라건대 대구시와 달서구가 머리를 맞대어 좋은 대안을 마련해 주었으면 한다. 대구시민들의 대표성을 가진 250명의 노인·중년·청년·전문가 집단이 고심해서 만든 신청사 이전계획이 허투루 돼서는 안 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합리적인 추진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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