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작년과 금년은 달라져야 해
[대구논단] 작년과 금년은 달라져야 해
  • 승인 2023.01.0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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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열 대기자·전북대 초빙교수
호랑이가 떠난 자리를 토끼가 차지했다. 임인년에 못다 이룬 일들이 계묘년에는 쉽게 풀려 많은 이들이 돈 걱정 집 걱정 없이 편안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새 해를 축복한다.

예전에는 다정한 펜글씨로 편지를 주고받는 즐거움이 있었지만 요즘 친필로 연하장을 보내는 사람은 드물다. 가장 손쉬운 도구가 주머니 속에 있으니 손가락만 까닥거리면 아무리 먼 곳이라도 안부를 전할 수 있다. 글자가 아닌 사진과 영상 그리고 음성까지도 얼마든지 보낼 수 있으니 만리이역에서도 훈훈함을 느끼게 된다. 별로 상종을 않던 사람까지도 메시지와 카톡 등을 동원한 따뜻함이 새삼 살갑게 가까워진다. 과거에 붓글씨 잘 쓰는 선배님들은 먹을 갈아 화선지에 직접 명심해야 할 경구(警句)를 써 보내줬다. 지금도 내 책상에는 이 분들의 보옥 같은 친필을 차마 떼어내지 못하고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SNS에 올리는 글들도 고맙고 다사롭지만 눈으로 스치고 지나갈 뿐 붓글씨에 비교할 수는 없다.

아무튼 지난 한 해는 많은 화제를 뿌리며 지나갔다.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1년 동안 있었던 일들을 국내외 10대뉴스로 나눠 독자들에게 서비스한다. 국내에서는 첫 번째로 꼽힌 뉴스가 핼러윈을 즐기려다가 참사를 빚은 이태원을 등장시켰다. 참으로 안타까운 사연을 담은 목불인견의 이 고통은 비단 유가족만의 슬픔이 아니다. 158명의 생령들이 밀리고 밟혀 떼죽음을 당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경찰당국의 잘못이 크다. 주최자가 없는 축제라고 하더라도 10만의 인파가 모일 것이 충분히 예견된 것이라면 인구분산을 사전에 예비했어야 한다. 경찰의 존재이유가 치안유지에 있음에야 무슨 변명이 필요한가. 장관 청장 서장 모두 자기 책임을 분명히 깨닫는다면 즉각 책임지는 자세를 취해야 하지 않을까. 아직도 이에 대환 책임소재가 명백해지지 않는 것은 상부에 있는 책임자들이 발뺌으로 일관하는 뻔뻔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대통령 당선도 큰 뉴스에 들었다. 당연하다. 이재명과 치열한 접전을 벌인 것은 뜻밖이지만 그만큼 이재명 측이 선전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정권 5년을 겪으며 조국사태와 함께 등장한 윤석열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의 철저한 신념이 국민들에게 먹혀들었고 마지막 승리를 쟁취한 것이다.

윤석열정부는 아직 1년도 되지 않은 떡 애기 정권이다. 인사가 만사라는데 아직 서툰 구석이 많아 보인다. 검찰과 관료들을 중용하는 것은 그렇다 치지만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인사를 장관급에 기용하여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사전 검증이 미약해서일까.

지금 우리 사회는 소위 보수와 진보라는 이름의 좌우대립이 극에 달했다. 문재인정권의 팬덤정치가 결국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가를 혼란에 빠뜨리는 요소가 되었다. 미국의 트럼프를 본따 터무니없는 패거리정치를 시도하는 것은 나라와 국민을 못살게 만드는 일일 뿐이다.

해외에서도 수많은 사건 사고가 터졌지만 가장 큰 뉴스는 아직도 전쟁이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문제다. 러시아의 푸틴은 아무 이유도 없이 오직 제국주의적 영토욕하나 때문에 우크라이나를 침범했다. 러시아의 일방적인 승리가 예측되었으나 젤렌스키 대통령의 용기와 신념은 전 세계를 감동시켜 미국과 유럽제국의 원조로 오히려 러시아를 골탕 먹이고 있다.

그러나 압도적인 러시아 폭격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곳곳이 폐허로 변했다. 6·25 때 전국토가 폐허로 변했던 실상을 겪었던 한국민들은 발만 동동 구를 뿐이다. 가뜩이나 세계는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전 세계를 물가고에 시달리게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부동산 침체가 심각한 양상으로 다가왔다. 원전을 내버렸던 문재인정권의 여파로 잘 나가던 한전이 대규모 적자투망에 걸려들어 전기료의 대폭인상이 불가피하다. 금년은 작년과 달리 노동 교육 연금 등 당면한 문제점을 하나하나 멋지게 풀어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희망의 새 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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