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아침]엄마는 오늘도 성장 중”
[달구벌아침]엄마는 오늘도 성장 중”
  • 승인 2023.02.1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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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교사
사랑스러운 얼굴들이 떠오른다.

하나, “엄마, 안녕~”하며 짐짓 의젓한 척 하지만 사랑을 많이 받고 싶어하는 아이.

둘, “엄마~”하고 강아지처럼 사랑스런 표정으로 엄마가 다가오길 기다리는 아이.

셋, 다다다다 뛰어 “엄마 어딨어?”하곤 엄마를 발견하면 곧장 품으로 파고드는 아이.

나는 아이셋 엄마다.

아이셋, 게다가 아들셋이라고 하면 “힘들겠다”는 반응이 가장 먼저 나온다. 같이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내가 육아고수쯤 될 거라 생각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때론 참을 인이 백개쯤 필요한 일이다.

예전엔 유달리 육아가 힘들었다. ‘아이에게 화내면 안된다,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육아에 임하던 시기에는 오늘은 괜찮다가 내일은 폭발해버리는, 육아는 늘 맑음과 흐림을 오가는 줄타기 같았다. 내 아이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내 아이 안에서 떼쓰기와 고집부리기의 본성이 나오기 전에 그걸 잘 캐치하여 아이의 정신이 (종국에는 나의 정신까지도) 안드로메다로 가는 것을 막기란 참으로 쉽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에게 필요한 건 ‘완벽한’ 부모가 아니라 ‘자신에게 관심 가져주고 긍정적 기대와 적극적 믿음을 행하는’ 부모라는 걸 서서히 배워가고 있다.

행복의 세 가지 조건은 유능감, 관계, 자유라고 한다.

가끔 둘째가 유치원을 다녀오면 “엄마, 오늘은 정말 운이 좋은 날이야”라고 말하는데 그게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 단순히 무얼 했는지 이야기를 듣곤 “선생님한테 스티커 받아서 좋겠네” “친구가 멋진 팽이 접어줘서 좋았겠네”라고 반응해주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원하는 걸 할 수 있다’는 느낌이였던거 같다. ‘운이 좋은 하루’는 ‘내가 원하는 걸 할 수 있는 하루’였다.

아이가 집을 나설 때 아이와 눈맞추며

“oo야, 엄마 봐봐. 오늘도 네가 원하는 건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말해주기.

‘나는 내가 원하는 걸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통해 자아효능감 높여주기.

아이의 행동을 미러링(읽어주기)해줌으로써 아이에 대한 관심 표현하기.

“너 이게 재미있구나” “자랑하고 싶구나” “너는 어때?”

아이는 ‘엄마의 까만 눈동자 안에 내가 비칠 때’ 생동감을 느끼고 생생하게 살아있음을 느낀다. ‘엄마가 나를 보고 있구나, 내가 사랑받고 있구나’를 느낀다.

아이의 티없이 맑음을 내가 흐리지 않도록, 단점이 아니라 강점에 집중하기. 그 주어진 것에 감사하기. 아이에게 너는 그 존재만으로도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라고 말해주기. 많이 안아주고 “사랑해, 고마워” 말해주기.

이론서나 육아서와는 달리 난 오늘도 사소한 일로 아이에게 화를 낼지 모른다. 하지만 금세 사과하고 사랑한다 말하며 안아주고 함께 긍정적 우리 미래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 그걸로 괜찮을거란 생각이 든다. 아이도 엄마를 이해해줄 거란 믿음이 생긴다. 나는 오늘도 ‘아이와 함께 성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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