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와 자치경찰
[기고]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와 자치경찰
  • 승인 2023.02.23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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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균 대구광역시 자치경찰위원회 상임위원
2019년 70대 운전자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경남 양산 통도사를 찾은 행인들을 자동차로 들이받아 1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2021년에는 경북 영덕의 한 휴게소에서 8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행인들을 덮쳐 3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휴게소 계단을 내려오던 50대 행인은 두 다리가 절단되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또한, 부산 부산진구 삼전교차로. 버스전용차선에서 비틀거리며 달리던 흰색 차량이 중앙분리대를 부수고 반대편 차로로 돌진하더니 마주 오던 승용차, 마을버스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9명이 다치고 차량 5대가 부서졌다. 운전자는 86세 고령이었다.

일반적으로 노인 운전자는 운전을 잘 하는 분들도 있지만 대체로 집중력과 순발력이 떨어진다. 돌발 상황 대처능력도 낮은 편이다.

2025년이 되면 노인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고령 운전자인 65세 이상 면허 소지자는 2025년 618만 명에서 2040년 1천895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운전자도 빠르게 고령화하고 있다. 문제는 고령 운전자 사고는 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60대 이상 운전자가 한해 22만 여건의 교통사고를 낸다. 전체 자동차 사고의 25% 가량을 노인 운전자가 내는 셈이다.

특히 70세 이상 노인 운전자부터는 교통사고 위험도가 뚜렷하게 증가하고, 80세 이상부터는 사고 위험도가 더 가파르게 높아진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서 발간한 보고서에서 2017∼2021년 경찰청 교통사고 자료와 보험사 질병 자료를 바탕으로 이와 같이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 기간 64세 이하 비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9.7% 감소한 반면에 65세 이상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19.2% 이나 증가했다.

작년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에서는 대구시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자동차 운전 시에 불안감을 느끼는 이유를 질문한 결과 주로 음주운전(45%), 노인의 운전 미숙(40%), 불법주정차 및 방치(13%)의 순으로 응답했다. 이와 같이 대구시민들은 고령화에 따른 노인들의 운전 미숙으로 인한 사고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노인 조건부 운전면허 제도' 도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노인들에게는 야간 운전이나 고속도로 이용 등을 금지하거나 차량에 첨단 안전장치를 달아 최고속도를 제한하는 방식이다. 이미 영국이나 일본 등의 나라에서는 시행 중인 제도지만 우리나라는 주로 장애인 운전자 등에 한정해 적용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 노인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택시나 버스 등 운송업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 매년 인지기능과 공간 감각 등을 테스트해서 면허를 재발급하는 엄격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노인 운전자들이 운전면허 자진반납 시 지원 혜택을 보다 확대하고 연령대별 맞춤형으로 혜택을 제공해 고위험 노인 운전자의 면허 자진반납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최대한 노인들을 배려하는 다각적이고 세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중교통을 활성화해서 노인들이 운전하지 않고도 생활을 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2021년 7월 1일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대구시 자치경찰도 교통사고 예방에 많은 관심과 에너지를 쏟고 있다. 작년 대구지역 교통사고 사망자가 66명으로 대구경찰청이 개청한 1981년 이후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앞으로도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 대구시 교통국, 대구경찰청 교통과 등 관련기관과 함께 대구시민의 교통안전을 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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