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구제역은 청정 안동인의 힘으로
<기고>구제역은 청정 안동인의 힘으로
  • 승인 2010.12.0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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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현 안동경찰서 경무과 김대현

“아이고, 자식 같은 울 도야지 우짜면 좋노...대출받은 빚도 못 갚고 있는데 인자 우에 사노...이런 날배락(벼락)이 어디있니껴...하늘도 너무하니더...”구제역이 발생한 축산농가 주민의 얼굴에는 골 깊은 주름과 한숨소리만 들려온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발생하며 중간 매개체의 개체 수가 많고 전염 확산성이 높아 발생 후 대처에 상당한 어려움을 준다. 발생하면 동물들은 사료를 먹지 않으며 고열에다 코 잔등과 입안의 수포로 인해 거품이 많고 끈적끈적한 침을 흘리는 증상을 보이고 발굽에 수포가 생겨 터지기도 하며 다리를 절뚝거리기도 한다.

잠복기는 평균 3~15일로 가축의 입과 발굽에 수포가 생기는 제 1종 가축전염병이다. 청정지역을 자랑하던 안동에 검은 먹구름이 다가온 지난달 29일, `안동지역 구제역 발생’이라는 언론보도는 축산농가에게 날 벼락으로, 시민들에게는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구제역 바이러스 발생지 주변의 국도·지방도 진출입로에는 전염 확산 방지를 위한 임시초소와 방역장비가 설치됐고, 경찰·군·행정기관에서 수많은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구제역 바이러스의 확산 방지에 발 빠른 대응에 나섰지만 엄청난 전염 확산 앞에 `방역체계 허술’이라는 평가절하가 현장 관계자들과 피해농가에 더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

어느 지역 보다 전염병으로 인한 피해의식이 남다른 지역주민들로서는 기억조차 싫은 지난해 신종플루(AI)를 떠올린다. 1여 년간 준비해온 `국제탈춤행사’가 취소되는 바람에 막대한 경제손실을 입은 아픔이 치유되기도 전에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 확산이 소규모 영세상인들의 얼굴에 골 깊은 주름으로 남겨지고 있다.

지방행정의 열악한 기반인 축산업마저 송두리째 흔들고 영세 축산농가의 자력 기반 붕괴로 연쇄 부도사태와 영세상인들의 고통이 배가 될까 두려울 뿐이다. 이런 가운데 `구제역 바이러스 예방을 위한 임시초소에서 출입 통제하던 공무원이 과로와 안전사고로 사선(死線)을 헤매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지면서 힘겨운 시간과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관계기관의 확산방지 대책회의를 무색하게 하는 구제역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이제 주민들의 동참이 절실한 때다. 이런 시기를 틈타 `사람도 감염된다더라. 주변의 가축은 모두 몰살한다. 먹으면 잠복해서 나타난다’는 등 각종 유언비어의 난무가 관계기관이나 어려움에 봉착한 축산농가 및 영세 식당 업주들에게 크나큰 타격을 주고 있다.

안동인들이여, 상부상조(相扶相助)의 기지를 발휘하자. 구제역 발생지역에 대한 방문이나 출입을 자제하고, 연말연시 송별회나 단체행사는 청정 한우와 돼지를 소비하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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