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은 유전자를 통해 전달되고
가치는 전통을 통해 전달되지만,
의미는 특이하게도
개인적인 발견의 문제다
-빅터 프랭클
노인복지기관으로부터 전송된 공지를 되뇌어 읽었다. '실버두뇌활성화 지도사' 운영과정에 대한 안내였다. 참여대상은 55세~64세이다. 문자 이면의 행간을 눈감고 읽으면, 노년기 세대에 갓 진입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다. 초로의 교육생들은 노인성 인지 발달과 두뇌 활성화 프로그램 훈련에 참여한다. 일련의 과정을 수료한 사람들은 '실버두뇌활성화 지도사'라는 호칭으로 경로당, 노인회관, 노인주간보호센타 등 사회 전반으로 파견되어 '뇌의 체력을 기르고 단련시키는 지도사'로 활동할 것이다.
한 사회의 정신 건강 상태를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로 자살률을 들 수 있다. 한국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특히 노년기인 70대에 들어서면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여서 빨간색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노인들은 자기 정체감을 찾지 못하거나, 살아가야 할 이유를 잃어버렸을 때, 우울과 절망감에 빠지고 자살 충동을 느끼게 된다. 이는 노년기 세대의 생애 곡선에서는 다른 세대와는 달리 상실과 희로애락의 진폭이 크고, 벗어날 수 없는 불안이기 때문이다.
죽음의 불안은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그러나 노년기 세대의 죽음은 아동, 청소년, 성인과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죽음에 대한 사회적, 심리학적 의미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의학적 의미도 노년과 청년이 겪는 강도는 다르게 나타난다. 노년기 세대들의 두려움은 죽음 자체보다는 죽어가는 과정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다. 즉, 죽음에 이르는 동안의 고통, 그 과정에서 주위 사람들에게 끼치게 될 염려 등은 노년기 세대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 이러한 불안들은 단지 생각에 의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실존적 우울과 불안이 해결되지 않고 지속될 경우, 좌절에 빠져들고 심한 경우 자해와 자살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노년기 세대의 삶과 관련하여 과거에는 노인의 질병과 건강의 쇠퇴가 주된 관심이었다면, 최근 들어서는 행복한 노후의 삶에 대한 지각이 정신과 신체의 화평으로 선회하고 있다. 긍정적인 성장과 성숙, 그리고 획득에 이르는 성공적 노화에 대한 고찰로 집중되고 있다. 따라서 시간이 경과 할수록 노년기 세대는 늘어날 것이고, 궁극적으로 그들의 성공적 노화가 성공한 사회 경영이라는 방정식으로 적용될 것이다.
성공적 노화의 삶을 위해서는 은퇴 이전과 비교해 노년기 세대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킬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중장년의 시기부터 노후준비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진국의 중장년들은 성공적 노화를 위해서 국가의 지원정책 및 제도하에 청년 시절부터 노후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중·장년기에 자녀 교육비, 가족 생계비 등 과도한 재정이 지출되고 있다. 정작 자신의 노후준비에는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그러므로 현대사회는 길어지는 노년기를, 보다 성공적인 노화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도하고, 이끌어주는 사회 문화적 움직임이 요구된다.
성공적 노화는 노인을 독립적이며 능동적인 삶의 주체로 인정한다. 또한 '성공적 노화(successful aging)'에 관심을 가지고, 잘 늙고 행복한 노후의 삶을 성장과 획득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 지지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이와 같은 성공적 노화에는 개인의 다양한 환경과 국가 정책의 수립 요인에 따라 그 영향은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사회적 지지는 가족의 역할로도 설명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에서 가족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여전히 노년기 가족관계는 성공적 노화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핵가족시대 홀로가족시대인 현실에서 사회적 지지란 개인이 가진 대인관계에서 받을 수 있는 긍정적 자원이며, 사회관계망을 통한 정보, 지원, 심리적 배려 등을 의미한다. 노년기 세대를 위한 프로그램이 순간적, 지엽적이어서는 곤란하다. 정부 기관의 발상에서 체계적이고 성장과 성숙, 더 나아가 획득으로 이끌어주는 사회적 지지를 발견할 수 있을 때, 노년기 세대를 성공적 노화의 삶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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