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토리 아빠와 ‘개버린’
[데스크칼럼] 토리 아빠와 ‘개버린’
  • 승인 2023.06.1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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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삼수 서울본부장
TV 동물농장에서 시각장애인 안내견의 일생을 다루면서 윤 대통령 부부와 한남동 관저 마당에서 뛰어노는 반려견 새롬이와 반려동물들과 지내는 모습이 공개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새롬이를 입양하게 된 계기에 대해 "(대선) 후보 시절 용인 안내견 학교에 갔다가 은퇴한 안내견을 보고 너무 쓸쓸해 보였다"며 "'내가 당선이 돼서 마당이 있는 관저에 가게 되면 꼭 은퇴 안내견 키우고 싶다'는 얘기를 했는데 작년 크리스 마스날 우리 가족으로 입양을 했다"고 말했다.

인류는 다양한 거주지와 공동체를 꾸려왔다. 그 곁에는 다른 종(種)도 함께 했다. 대표적 동물인 '개'는 우리와 함께한 역사가 가장 오래된 기록은 BC9500년경으로 추산된다. 지구상에 400여 품종이 있으며 우리나라 반려 동물인은 1448만명으로 추산된다. 인구 3.5명당 1마리의 반려 동물과 살고 있고 이들은 이미 소중한 가족이다.

윤 대통령은 토리 아빠다. '토리'는 2012년에 유기견 보호단체로부터 소개를 받아 입양한 반려견이다. 토리를 데려온 뒤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를 당했다. 안락사를 해야 한다는 주변의 제안이 있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내가 키우겠다고 데려왔는데 그럴 수는 없다"며 수차례 수술을 받게 해 지금까지 함께 살고 있다. 윤대통령 내외는 관저에서 개6마리, 고양이 5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대부분 유기동물을 입양해 키우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키우던 풍산개에게 가혹했다. 고향인 북녘 땅에서 남북 화해의 이벤트 연출 수단으로 남녘에 넘어왔다가 문재인 부부에게 죄 없이 타박 맞고 양육비 문제로 쫓겨난 곰이와 송강이는 관계 단절로 고통 당했을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평산책방에 한달간 4만명이 와서 책 2만여 권을 사갔다고 한다. 하루 매출만 천만원이 넘는다. 수익금은 세상에 좀 더 좋은 뜻을 나누려 기부한다고 한다. 버린 곰이와 송강이를 다시 데려와 양육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전, 현직 대통령 지지자와 반려인들의 댓글도 뜨거웠다. "윤 대통령이 조건 달지 않고 간식을 주며,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라는 말에서 "따뜻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또 "누구는 개 버리고 누구는 입양하고, 진짜 개 좋아하는지 개들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다.", "은퇴견 입양하는 대통령, 개 버리는 인간 참 많이 차별된다.",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면 누구에게나 진정성을 갖고 대한다. 그 사람의 따뜻한 마음을 알 수 있다.", "김건희 여사 유산의 아픔을 들으며 어찌나 마음이 짠하던 지요."라는 댓글이 달렸다.

김건희 여사는 "저희는 아이를 가졌다가 아이를 잃게 되고 (윤석열 대통령이) 굉장히 심리적으로 힘들어 했는데, 유기견 입양을 해왔더니 아빠(윤 대통령)가 너무 좋아했다"며 "집에 오면 아이들(반려동물들) 밥 해줄 생각에 기뻐서 잠시 고통을 잊으시더라"고 했다. 반려 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펫밀리 (Pet+Family)'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반려동물 행정교정사 자격증도 생겨났고 반려견 성격을 고쳐주는 전문 가 중에는 '견통령'으로 불리는 사람도 있다.

반려 동물 양육비도 만만치 않다. 한 기관이 발표한 '2021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가구에서 사료 외에 2년간 1마리를 키우는데 쓰는 치료비가 평균 47만원에 달한다. 윤 대통령은 은퇴 안내견들에 대한 지원을 검토키로 했다. 윤석열 정부 '110 대 국정 과제' 에는 펫보험 활성화, 반려동물 진료비 부담 경감, 동물보호 시설 인프라 확충, 동물학대 및 개 물림 사고 방지 제도, 여행 인프라 활성화 대책이 담겨져 있다.

수 천년에 걸쳐 인간과 함께 진화해온 개들은 우리의 감정과 몸짓, 언어를 어느정도 이해하고 인간과 함께 어울 릴 경우 서로의 체내에서 사랑과 보호감정과 연관 있는 신경전달 물질이 분비된다고 한다. 애완동물은 심리 치료와 정서안정에 도움이 된다. 간단한 글씨를 이해해 단어를 불러주면 글씨가 적혀 있는 인형을 찾아오는 '천재견' 대회도 열리고 있다.

천만 이상이 반려동물과 생활하며 위로 받고 사랑하며 가족을 이루고 있다. 오랜 시간 함께한 반려 동물을 귀엽다고 쉽게 양육하고 부담된다고 버려서 고통받게 해서는 안된다. 반려 동물도 혼자 오래 두면 정신적으로 불안 해진다. 서로의 감정을 교류할 수 있는 생명체로서 우리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주는 오랜 동반자에게 좋은 친구 이자 보호자가 되어야 한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쓴 체코의 작가 밀란 쿤데라는 "개는 악함도 불만도 시기도 모르며 햇살이 부서지는 오후 개와 나란히 언덕에 누우면 에덴 동산이 따로 없다. 오직 평화만 존재하던 그 옛날의 에덴 동산"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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