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체포 특권 포기’한 이 대표, 이번엔 믿어도 되나
[사설] ‘불체포 특권 포기’한 이 대표, 이번엔 믿어도 되나
  • 승인 2023.06.2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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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 권리를 포기하겠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검찰의 무도함을 밝히겠다”고 했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이미 지난 2월 국회 표결에서 반대 138표 보다 찬성이 1표 많은 139표로 간신히 부결된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은 ‘부결’을 총의로 정하고 투표에 임했지만 민주당 내에서 최소 18표 이상 ‘반란표’가 나오는 수모를 당한 이 대표다.

이 대표는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중인 사건 이외에 검찰은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임 시 있었던 ‘백현동 개발사업’과 ‘정자동 호텔 개발’ 관련 특혜 의혹 등을 수사 중이다. 검찰이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으로 자신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는 의미다. 비명계가 ‘사법 리스크’로 당에 부담을 주는 것에 반발하는 것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거짓말을 밥 먹듯 해 온 이 대표다.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기 어렵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 불체포 특권 폐지를 공약하고도 정작 자신의 문제가 되자 “검찰의 정적 제거 수사”라고 주장하면서 공약을 헌신짝처럼 내던진 인물이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는 노웅래 의원에 이어 지난 12일엔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민주당 출신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 체포동의안도 부결시킨 이 대표를 어떻게 믿나.

지금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형편없이 좁아졌다.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투기 의혹에 ‘천안함 자폭’ 발언 혁신위원회 위원장 임명 등으로 이 대표의 존재감은 볼품없이 위축됐다. 불체포 특권 포기 선언이 국면전환용이라고 의심하는 이유다. 이 대표의 말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최소한 국민의힘이 먼저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에 동참하는 적극적인 행동을 보일 필요가 있다.

이 대표가 이날 대표연설 사전 배포자료에 없던 불체포 특권 포기를 밝혀 극적인 효과를 노렸겠지만 빛바랜 선언일 뿐이다. 당연한 약속 이행일 뿐 생색낼 일이 아니란 것이 정가의 중론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말했듯이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의 다른 국민과 똑같이 형사사법시스템 내에서 자기방어를 하면 되는 문제”임을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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