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국가세력’ 언급에 민주당 인사들 왜 발끈하나
[사설] ‘반국가세력’ 언급에 민주당 인사들 왜 발끈하나
  • 승인 2023.07.0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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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그제 “아직도 냉전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 많다”며 윤석열 대통령에 날을 세웠다. 윤 대통령이 ‘반국가세력’이라며 전임 정부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한 데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서는 문 전 대통령은 아직도 자신이 대통령인 줄 착각하는 모양이라며 비꼬았다. 반국가세력 발언에 발끈하는 것이 스스로 반국가세력임을 인정하는 꼴이라 했다. 양측의 설전이 실로 점입가경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왜곡된 역사의식,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세력’들은 핵 무장을 고도화하는 북한 공산집단에 대해 유엔 안보리 제재를 풀어달라고 읍소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반국가세력들이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의 발언 내용도 하나하나 따져보면 틀리는 말은 아닌 것 같다.

이에 민주당 측이 발끈하고 나섰다. 윤영찬 의원은 “윤 대통령이 ‘사실상 쿠데타’를 통해 검찰개혁을 반대하면서 대통령이 됐다”는 극언까지 했다. 지난달 귀국한 이낙연 전 대표도 윤 대통령이 전임 정부를 향해 반국가세력이라고 공언했다며 ‘참으로 위태로운 폭력적 언동’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의 ‘냉전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 많다’는 발언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를 비판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문재인 정부가 북한이 핵무기를 완성할 때까지 사실상 방조해왔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다. 심지어 대북 지원 확대를 통해 이를 도왔다고도 볼 수도 있다.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를 파괴했을 때나 ‘삶은 소 대가리’라 해도 지난 정부는 불평 한마디 하지 못했다. 지난 정부가 ‘핵무기를 생산할 기술도 의지도 없다’는 북한의 말을 인용까지 하며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사실이다.

평화나 인권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북한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 냉전적 사고일 수는 없다. 북한이나 중국 등에는 무조건 굴종하는 것이 오히려 낡아빠진 ‘586 운동권 사고’이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문 정부가 안보를 망치고 국민을 북핵의 노예로 만들었다고 했다. 있을 수 있는 지적에 대해 전직 대통령이 사사건건 나서는 것도 보기에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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