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장마철 건설 현장, 보이지 않는 위험
[기고] 장마철 건설 현장, 보이지 않는 위험
  • 승인 2023.07.10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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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훈 안전보건공단 대구서부지사 건설보건부장
우리나라 장마철은 대체로 6월 중순에서 7월 하순에 많은 비가 내린다. 올해는 3년 연속 이어진 트리플딥(Triple-Dip) 라니냐가 지나가고 엘니뇨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전망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 사이 강수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속적인 강우는 건설 현장에 여러 사고를 유발한다.

첫 번째는 구조물 붕괴다. 지반 내부로 강우가 침투할 경우 지반의 전단강도(외력에 의해 파괴되는 강도)가 감소하여 기초, 사면, 흙막이 등의 지반과 관련된 구조물 붕괴 우려가 높다. 그 때문에 수변지역과 지대가 낮은 지역 등에 위치한 현장은 호우 시 상황을 수시로 파악하고, 현장 주변 우기 취약 시설에 대한 사전 안전점검 및 조치가 필요하다.

강수량이 시간당 1mm이면 철골작업을 중지하고, 비상용 수해방지 자재 및 장비를 확보하여 비치하여야 한다. 또한, 경사면의 무너짐 또는 토석의 떨어짐에 의하여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 흙막이 지보공 설치와 근로자의 출입 금지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

두 번째는 감전 사고다. '21년 건설 현장에서 감전 사고사망자의 42.9%(7명 중 3명)가 장마철(6~8월)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신입사원 시절의 일이 생각난다. 건설 현장에서 감전에 의한 사망사고가 발생해서 현장 조사를 하던 중이었다. 무심코 사고가 난 전선을 잡으려는 순간, 뒷머리가 섬뜩하여 간이형 전류 흐름을 알 수 있는 테스트기를 꺼내어 전선에 갖다 대어 보았다. 그러자 바로 삐삐 소리와 함께 불이 들어온 것을 보고 순간 아차 싶었다. '야. 큰일 날 뻔했구나. 사고 현장에서 사고조사자가 조사하다가 2차 재해가 발생할 뻔했구나.' 했던 아찔한 순간이 잊히지 않는다. 다급히 메인 분전함을 찾아 전원을 차단하고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누전차단기에 결속되지 않은 채 사용 중인 전선이 피복이 벗겨진 상태에서 작업 중 감전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일상생활 속에서 이런 유사한 상황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전기기계·기구는 누전차단기 연결하여 사용하고 외함 접지를 하여야 한다. 침수가 예상될 때는 전기시설을 미리 점검한 뒤 옮길 수 있는 것은 미리 안전한 장소로 옮겨두고, 침수 이후에는 감전 요소가 있는지 살핀 뒤 접근해야 한다. 전기기기 점검·정비 시에는 반드시 전원을 차단한 후 실시하고, 절연장갑과 절연장화 등 개인 보호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또한, 배전반, 분전반, 이동 전선 등이 적정하게 설치되어 있는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건설현장에서 사용 중인 전기기계·기구, 특히 양수기는 젖은 손으로 절대로 만지지 않도록 기본적인 안전 수칙 준수가 필요하다.

이 외에도 장마철 건설 현장은 높은 습도와 온열조건에 의한 질식 등의 보이지 않는 위험요인이 많다. 그러므로 장마철 이전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재해를 예측하고 재해예방조치 계획을 수립하여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대비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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