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2023 DIGF, “클래식 기타 선율의 진수, 시민과 함께 즐기자”
제2회 2023 DIGF, “클래식 기타 선율의 진수, 시민과 함께 즐기자”
  • 황인옥
  • 승인 2023.07.1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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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일 수성알파시티 내 12번 공연
정부·지자체 예산 지원 없이 진행
회원 재능 기부·자체 예산 조달
“새 시민문화운동 가능성 제시”
후쿠다 등 국내외 거장 대거 출연
국제대회 9번 입상 박규희 주목
시민 “대구를 클래식기타 메카로”

 


“‘제2회 2023 대구국제기타페스티벌(이하 DIGF)’은 상위하달이 아닌 하위상달식으로 진행됩니다. 이것은 시민문화운동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최근 서면 인터뷰로 만난 이성우 DIGF 이사장이 올해 DIGF가 정부나 지자체 예산 지원 없이 문화클라우드펀드프렌드십협의회 회원들의 재능기부라는 자체 예산 조달로 진행됨에 따라 축제 개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장이 될 것이라는 측면에서 시민문화운동을 언급했다. “축제 조직위원회 자력으로도 축제를 성공적으로 꾸려갈 수 있다는 것을 올해 축제에서 증명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요지였다.

‘제2회 2023 DIGF’는 클래식기타 선율의 진수를 시민들과 함께 즐기는 축제다. 국내클래식기타 활성화의 새로운 변곡점이 되겠다는 각오로 20일부터 25일까지, 총 5일간 12번의 공연이 오후 4시부터 밤 11시까지 수성알파시티 내 아진홀, 엔젤타운홀, 스마트시티 홀, ACT호텔 스카이라운지 등에서 펼쳐진다.

개막식은 20일 오후 7시 수성알파시티 아진홀(알파시티 1로 31길 25)에서 열린다.

클래식기타는 양의 창자를 꼬아 만든 거트줄이나 나일론줄을 사용하는 기타로 손으로 뜯어서 멜로디와 화음을 동시에 연주하는 독주 악기로 많이 쓰인다. 클래식 음악뿐만 아니라 포크, 재즈, 플라멩코 등 다양한 장르에도 열려있다. 그러나 기타하면 포크기타를 떠올린다. 기타의 대중성을 포크기타가 선도해왔기 때문이다.

클래식 기타 제작가 김희홍이 클래식 기타와 포크 기타의 관계를 오르간과 피아노에 비유하고, 한국의 클래식 기타리스트 한은은 한 인터뷰에서 “포크 기타는 팝 가수, 클래식 기타는 성악가”로 비유한 것에서 알 수 있듯 두 악기가 겉보기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만들어내는 음악은 전혀 다르다.

클래식기타의 역사는 클래식음악의 역사만큼 오래됐다. 일제강점기 말에 이미 클래식 기타 독주회가 열린 기록이 전해진다.

한국 기타 1세대 이응주 선생과 지인이 일본 도쿄 음악학교에서 클래식기타를 배운 뒤 한국에 와서 서울에서 귀국연주회가 연 게 첫 시초다. 일제강점기 유랑악사 및 악극단의 밴드 최강 악기로 클래식기타가 두각을 드러냈고, 이후 세고비아, 가야, 다이아몬드, 성음, 삼익 등 국내파 클래식 기타 브랜드가 등장한다. 80년대 이전에는 제대로 된 클래식 기타 전공 학과 없이 대학교 동아리 중심의 취미형식으로 활성화되다, 평택대와 서울대 음대 기악과, 한예종, 수원대, 평택대, 대구예술대 등에 클래식기타전공 학과가 생겨났다.

클래식기타로 시민문화운동을 펼치겠다는 DIGF는 한국을 대표하는 기타리스트인 이성우, 일본의 거장 후쿠다 신이치, 대만 출신으로 중국에서 활동 중인 예등민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3인이 청소년과 음악애호가 그리고 아시아 젊은이들의 교류를 위해 2006년 의기투합해 만든 축제다.

클래식기타와 관련 신개념 문화독립혁명을 일으키고 싶었던 이들은 당시 일본의 쇼나이, 2007년에는 중국 칭타오, 2010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클래식 기타를 주제로 한 기타페스티벌을 선보였다.

DIGF는 2014년 양평 페스티벌을 거쳐 2019년 ‘청소년과 시민을 위한 대구국제기타페스티벌’로 진화했다. 2019년 권 추진위 회장이 앞장서면서 대구국제기타페스티벌 1회 개최했다.

대구의 무더위를 클래식 선율로 식혀줄 올해 축제에 참여하는 연주자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1981년 파리 국제기타콩쿠르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하면서 세계적 거장의 반열에 오른 후쿠다 신이치(일본), 대니 예(대만), 리 싱예(중국), 클래식 기타계의 디바인 박규희 등을 비롯, 모두 9개국 20여명의 연주자들이 기량을 뽐낼 예정이다.

먼저 세계적 거장의 반열에 오른 후쿠다는 오사카 출신으로 81년 파리 국제기타콩쿠르에서 그랑프리를 했고 지난 40년간 전방위 연주자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박규희의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출시한 음반만 210장이 넘는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연주자는 단연 박규희다. 2014년 얀 에드문드 유르코프스키 기타 콩쿠르 1위 등 그동안 모두 9번의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실력을 검증받은 연주자다. 3세에 기타를 시작한 그는 이미 국제 콩쿠르 최초 여성 우승자, 최초 아시아 우승자로 국내외 엄청난 팬덤을 갖고 있다.

또 대만 출신인 대니 예도 눈여겨볼만 하다. 그는 14세에 최연소 독주회를 개최했고 현재 아시아 최고 솔리스트의 반열에 올랐다. 90년 일본에서의 공연 이후 소프라노, 비파 연주자, 댄서, 기타리스트 등 다양한 연주 및 공연자와 협연을 진행해오고 있다.

중국 출신인 리 싱예는 9세부터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고 2005년 15세 나이로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예술영재로 전액국가장학금을 받았다. 세계 3대 기타콩쿠르 중 하나인 벨기에 프랭탕에서 1위 수상과 함께 청중상을 휩쓸었고 아시아인으로서는 최초로 세계적인 스트링밴드 한나바흐의 아티스트로 선정된다. 현재 중국 쓰촨음악원 기타 전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올해 축제는 시민들과 연주자들의 자발적인 재능기부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대구를 클래식기타의 메카로 만들자”는 결의로 시민들이 십시일반 문화품앗이 정신을 공유하며 대구문화클라우드펀드협의회 참여하고, 표 사주기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지역 문화계의 고질적 관행이 된 초대권도 일절 없앤다. 축제 무대에 오르는 연주자 일부도 정식 개런티 관행을 파괴하고 실비만으로 대구 무대에 올라 축제 취지에 동참한다.

무엇보다 권혁진 복현피부과의원 원장(DIGF 추진위회장), ACT호텔 유정주 대표(DIGF 사무총장),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 대구테크노파크, 알파시티 IT업체·상가번영회·입주민 협의회, 수성구청과 수성문화재단 등 대구지역의 다양한 단체나 기업의 후원은 이번 축제 개최를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축제의 부대행사도 다채롭다. 수제기타 제작 경연대회, 마스트클래스, 국제 클래식기타 콩쿠르 등의 행사가 펼쳐진다. 또 일본의 마사키 사쿠라이, 베트남의 하옹 하이, 우리나라의 백철진 G뮤직 인터내셔날 협동조합 대표와 엄홍식, 배윤수 피어리나 대표 등 기타 제작 명인들이 만든 기타를 콩쿠르 우승자에게 후원하기로 한 미담 사례도 훈훈함을 더한다.

이 이사장은 “올해는 DIGF 명실상부 국내 클래식기타 축제를 선도하는 축제로 거듭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올해 축제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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