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아침] 잘 산다는 것
[달구벌아침] 잘 산다는 것
  • 승인 2023.07.19 21: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은주 교사
‘잘 산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주지 않고 소신 있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 수도 있고,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성공의 수준에 오른 것이 잘 사는 것일 수도 있다.

내 경우 잘 산다는 것은 우리 가족들이 각자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잘하며 행복하게 사는 삶, 다른 사람들과 조화롭게 지내며 어려운 이웃을 들여다볼 줄 아는 삶이다.

목표를 세우고 나아가되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를 사는 삶, 가족들과 미움과 비난의 언어가 아닌 사랑의 언어를 주고받는 삶이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스토리를 써가는 삶.

큰애들이 최근 싸우며 “형아 탓이야” “너 때문이야” 라는 말을 자주 하길래 “‘누구 탓이야’라고 하는 것은 그 사람이 내 인생을 좌지우지한다는 뜻, ‘그 사람이 내 인생의 주인’이라는 뜻이야.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고 싶으면 다른 사람 탓은 하지 않아야 해. 자신이 선택하고, 자신이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여덟 살, 아홉 살 아이들이 입을 꾹 다물었다.

독서모임 멤버들에게 “각자의 기준에서 ‘잘 산다’는 건 어떻게 사는 것인지” 물어보았다. 한 사람은 “내가 바라는 이상과 내가 처한 현실이 합치될 때 ‘잘 사는 것’이 아닐까? 또는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으니 나의 현재 상태에서 만족을 찾는 것,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며 사는 게 잘 사는 것이 아닐까”라고 대답했다.

또 다른 멤버는 “‘잘 산다’는 것이 사실 절대적인 나의 기준보다는 상대적 기준의 만족감이 큰 거 같다. 너무 이론서 같긴 하지만 가족 모두 건강하고 무탈하게 지내면서 개인으로서는 자아실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시도하고 도전해나가면 잘 사는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인간관계를 잘 하기로 유명한 한 방송인이 자서전에서 ‘인간관계를 잘 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 방법은 ‘새로운 상대를 만나기 전에 그 사람에 대한 기대치를 0으로 두는 것’이었다. 사전에 그 사람에 대한 소문이나 어떤 이야기를 들었더라도 모두 무시하고, 그 사람에 대한 기대치를 0으로 두고 새로이 대하는 것이 바로 인간관계의 핵심이었다.

나는 그 방법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하고 싶다. ‘내가 가진 상식적인 기준이 무조건 절대적이라고 생각하지 말 것’.

내가 가진 프레임을 벗어난 일은 모두 ‘잘못되었다, 틀렸다’고 판단하지만 어쩌면 그것도 자신만의 색안경 아닐까?

나이가 한두살 많아지고 경험이 하나둘 늘어갈수록 내가 중시하는 가치는 명확해지는 반면 과거엔 무 자르듯 갈랐던 ‘옳다, 그르다’에 대한 가치판단 기준이 흐려진다.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고’‘이럴 가능성이 높지만, 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좋게 말하면 겸손, 나쁘게 말하면 우유부단한 사람이 되는 경우가 있다. 확실한 게 좋은 것이라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때론 조금 불분명한 것이 좋을 때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누구에게나 잘 사는 기준은 다르다. 나만의 기준을 세우고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간다면, 그게 바로 ‘잘 사는 삶’이 아닐까.

잘 살고 싶다. 지금 이 순간 감사하며 사랑하고 행복하게.

오늘도 내 하루에 최선을 다해야겠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